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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할까, 연락할게

입력
2021.12.03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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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문자 메시지와 각종 에스엔에스(SNS) 대화 서비스를 이용하여 많은 소통을 한다. 다양한 언어 표현이 넘쳐나는 휴대 전화 속 대화창에서 바른 표기를 지켜야 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 있겠지만, 매번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 중에 눈에 거슬리는 표기가 있으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회신 문자 속에 자주 나타나는 ‘다시 연락할께’, ‘내가 이따가 전화할께’라고 하는 표기이다. 워낙에 틀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바르게 적는 게 더 어색한가도 싶다.

한글 맞춤법 제53항에는 ‘다음과 같은 어미는 예사소리로 적는다’고 하면서, ‘ㄹ’로 시작하는 어미는 된소리로 소리가 나더라도 소리 나는 대로 적지 않도록 하였다. ‘-ㄹ거나, -ㄹ걸, -ㄹ게, -ㄹ지, -ㄹ수록, ㄹ세라, -ㄹ시고, -ㄹ진대’ 등의 어미가 이에 해당한다. ‘연락할게’, ‘전화할게’ 등으로 적어야 옳다. 다만 ‘ㄹ’로 시작하는 어미 중에서 의문을 나타내는 어미들은 된소리로 적어야 한다. ‘-ㄹ까, -ㄹ깝쇼, -ㄹ꼬, -ㄹ쏘냐, -ㄹ쏜가’가 의문을 나타내는 어미이다. ‘오늘 뭐 먹을까?’, ‘식사 올릴깝쇼?’, ‘어디로 갈꼬?’, ‘너에게 질쏘냐?’, ‘그분이 누구일쏜가?’ 등과 같이 물어보는 표현의 어미들에만 된소리가 표기로 나타난다.

12월이다. 여전히 이겨 내야 하는 코로나로 조심해야 하지만, 작년에 아쉽게 하지 못한 송년회 자리를 나눌 약속을 잡느라 지인과 분주하다.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 속에, ‘내가 예약할게, 장소 잡히면 연락할게, 너 보러 갈게’ 등 예사소리로 적는 어미를 지켜 메시지를 보내도록 하자. 조금은 더 지킬 것은 지켜 견뎌 내는 연말이 아닐까 싶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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