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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공포에도 파월 "긴축에 속도"...딜레마 빠진 각국 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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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공포에도 파월 "긴축에 속도"...딜레마 빠진 각국 중앙은행

입력
2021.12.01 20: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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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인플레 일시적 아냐"...'인플레 파이터'로 부상
완화기조 연장 고민하던 세계 중앙은행 '딜레마'
긴축 첫발 뗀 한은도 고민...오미크론 파급력이 변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출현에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했던 그는 "이제는 그 단언에서 빠져 나올 때"라며 미 중앙은행의 향후 역할을 '인플레 파이터'로 정의했다.

오미크론 등장에 '완화 기조' 연장을 고심했던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파월 발언에 큰 혼란에 빠졌다. 미 연준이 긴축 속도를 높이면 그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각국 경제 회복세가 크게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내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미 긴축에 첫발을 뗀 한국은행을 포함해 세계 중앙은행의 판단이 내년 경제 회복 속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긴축을 둘러싼 이들의 고민은 당분간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파월 "테이퍼링 속도 높여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 연방 상원에 출석해 "앞선 11월 회의에서 발표한 테이퍼링을 몇 달 더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하루 전 오미크론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언급하며 완화 기조 연장을 시사했지만, 이날은 긴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란 기존 주장을 바꾸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제 '일시적'이란 단어에서 빠져나와 우리가 의미하는 바를 더 명확하게 성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며, 미 연준의 역할을 '인플레 파이터'로 분명히 규정했다.

지속된 완화기조에 소비자물가지수가 31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는 등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는 두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파월의 발언을 인플레 공포에 강경하게 대응하기 위해 긴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뜻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플레 파이터 된 연준에... 유럽도 고민

오미크론 변수에도 미국이 긴축 가속화를 시사하자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큰 혼란에 빠졌다. 심상치 않은 물가 상승 압박에도 ECB는 내년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오르는 등 199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까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조기 긴축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의 긴축 가속화는 유럽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물가 고삐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미국과 다른 방향의 통화 정책을 취하는 것은 ECB로서는 어려운 선택이다. 다만 오미크론 변수로 유럽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ECB가 감내해야 할 사항이다.

긴축행보 나선 한은도 고민...오미크론 파급력에 촉각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향후 오미크론이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경우,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하는데, 미국의 긴축 행보로 한은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향후 오미크론 충격이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한국은행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 판단에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은 미국보다 한발 먼저 긴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미국 긴축 행보에 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다만 오미크론이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경우 미국도 긴축을 계속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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