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수도권 전세가격 전망지수 98.8
2019년 7월 이후 첫 100선 아래
수도권 아파트 중위전셋값 전월 대비 845만원 ↓
장기 안정세로 접어들지는 미지수
꺾일 줄 모르고 치솟던 수도권 주택 전세가격에 제동이 걸렸다.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본 중개업소 비중이 상승을 예상한 비중을 2년 4개월 만에 앞질렀고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2년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30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6.0포인트 하락한 98.8이다. 이 지수가 두 자릿수로 떨어진 건 지난 2019년 7월(99.3)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경기(98.6)와 서울(97.2)도 각각 2년 3개월, 7개월 만에 전망지수가 1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3개월 뒤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을 물어 산출한 지표다. 0~200 범위에서 지수가 100 미만일 경우 '하락' 응답 비중이, 초과일 경우 '상승' 응답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수도권 전세시장은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수도권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4억4,033만 원으로 전월(4억4,878만 원)보다 845만 원 떨어졌다. 수도권 중위전세가격이 전월보다 하락한 건 201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서울(6억2,116만 원→6억1,587만 원)이 전달에 이어 이달에도 500만 원 이상 내려갔고 경기(3억7,392만 원→3억7,294만 원)는 98만 원 하락했다.
업계에선 그간 전셋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조정 전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높아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권에 있는 서울과 경기 위주로 전세가격이 주춤하고 있다"며 "당장 단정하긴 어렵지만 중위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전망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전세가격 하락의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조정 국면이 장기적인 시장 안정세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임대차2법 시행 2주년이 되는 내년 8월 이후 계약갱신기간이 끝나 '5% 상한룰' 적용을 받지 않는 신규 매물이 대거 쏟아질 예정인 데다 입주 물량도 여전히 부족해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이 이사철 비수기고 내년 서울·경기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세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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