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보다 전파력 최대 5배... '면역 회피' 가능성도
中연구진 "오미크론 전염력, 델타보다 37.5% 강해"
다만 "백신 접종, 치명률 감소엔 효과 있어" 의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다시 공포에 떨게 하면서 기존 코로나19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백신 제조사마저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부국(富國)에서 주된 대응 전략으로 논의되는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포함, 지금까지 생산된 백신을 맞는 건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은 이전 변이 바이러스와 비교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데엔 훨씬 덜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방셀 CEO는 “과학자들과 대화한 결과, 모두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도 전날 미 CNBC방송에 출연해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으나 (오미크론 변이에는) 기존 백신 효과가 낮을 수 있다고 본다”며 “(효능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면) 100일 안에 새 백신을 만들 수 있고, 이미 관련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위력’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는 부족한 상태지만, 일단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하다는 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중국 난카이대 황썬중 교수팀은 빅데이터 모델링 분석을 거쳐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 변이보다 37.5%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델타 변이보다 최대 5배나 높다”는 분석마저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재감염률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백신 효능을 낮추는 요인으로는 ‘면역 회피’가 꼽힌다. 오미크론 변이는 50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데, 이 중 항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만 32개의 돌연변이가 있다. 델타 변이는 10개뿐이다. 돌연변이 수가 많을수록 감염 가능성이 커져 백신의 면역 보호 효과는 떨어진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돌연변이의 경우, 자연면역 및 백신 항체를 회피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진 못한다 하더라도, 치명률을 낮추는 데에는 여전히 효과적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배리 슈브 남아공 정부 백신자문위원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은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며 “중증 환자의 상당수는 백신 미접종자”라고 말했다. 마이클 누센즈웨이그 록펠러대 면역학 교수도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을 완전히 무력화할 순 없겠으나, 증상 완화 등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은 내년 초쯤에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시점에 대해 화이자는 ‘100일 이내’, 모더나는 ‘내년 초’라고 각각 밝힌 상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내년 오미크론 변이 백신 시장 규모를 200억~500억 달러(약 24조~59조 원)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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