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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에 팔 걷어붙인 美 바이든... 기업 수장 만나고, 원인 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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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에 팔 걷어붙인 美 바이든... 기업 수장 만나고, 원인 조사도

입력
2021.11.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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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대통령-소매업체 CEO들 면담
美FTC, 소비재·유통업체에 정보제공 명령
인플레 부추기는 공급망 혼란 해소 의지

연중 할인폭이 가장 큰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가 붙은 미국 뉴욕의 한 쇼핑몰 상점 앞으로 26일 쇼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연중 할인폭이 가장 큰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가 붙은 미국 뉴욕의 한 쇼핑몰 상점 앞으로 26일 쇼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추기는 공급망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소비재 업체·유통업체 등을 단속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각 기업 수장들과 '백악관 회담'을 하는 한편, 연방기관은 기업의 공급망 전략 내부 정보를 제출받기로 한 것이다. 당장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보다는, 기업 스스로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 대응을 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요 소매업체 및 소비재 생산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물류난을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연말에는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매년 미국에서는 11월 말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 성탄절 등으로 이어지는 대대적 할인 행사가 열린다. 이 기간 소비액이 1년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대형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푸드라이언, 전자상거래업체 엣시, 완구업체 마텔, 식료품 체인 크로거 등의 CEO가 백악관을 찾았고, 월마트·CVS헬스의 CEO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외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초대됐다.

대화보다 직접적인 압박 수단도 사용했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날 아마존, 월마트, 크로거 등 9개 회사에 공급망 전략의 세부 사항, 가격 책정, 마케팅 비용, 이윤 등과 관련한 내부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생산자와 도매상이 소형 유통기업보다 대형 유통업체한테 상대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맺는 등 원활한 상품 수급 및 소비자 가격 안정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세밀히 검토하겠다는 이유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성명에서 "이번 조사가 반도체나 의약품부터 고기와 목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최근 벌어진 공급망 혼란을 악화시켰을 수 있는 상황과 사업 관행을 조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독점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정부가 당장 행동하지 않겠으나 향후 규제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압박을 받은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 가격과 사업 관행을 방어하는 동시에, 이번 연말 쇼핑 시즌에 재고 물량을 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이 이렇게까지 나선 결정적 이유는 연말 쇼핑 성수기에 소비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민심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큰 탓이다. 또 공급망 혼란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해 이미 하락세인 지지율을 더 끌어내릴 수도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악재인 최신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까지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30일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사례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리스크를 초래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사람들이 직접 일하려는 의지가 줄어 인력난이 발생하고 공급망 혼란도 심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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