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춤으로 몸풀기·소리 지르기... 명상이 축제가 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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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춤으로 몸풀기·소리 지르기... 명상이 축제가 되는 곳

입력
2021.11.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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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쉼, 그리고 재충전...
제주의 이색 숙소 오투힐리조트와 코사이어티빌리지

제주 구좌읍 오투힐리조트의 액티브명상. 본격적인 명상에 앞서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풀기가 진행된다.

여행의 흐름이 멋진 풍광을 즐기는 관광에서 재충전하고 쉰다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여행지에서 일하면서 휴식을 즐기는 ‘워케이션(Work +Vacation)’이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행복을 돕는 활동, 즉 ‘웰니스(Wellness)’라는 단어도 낯설지 않다. 이런 흐름에 가장 앞서가는 곳 역시 관광 인프라가 탄탄한 제주다.

제주 구좌읍 하도리 바닷가의 한적한 리조트. 어둠이 내리고 야외 바닥 조명이 켜지자 수상한 춤사위가 이어진다. 파도소리와 댄스 음악이 어우러지고 잔디밭에 맨발로 올라선 몇몇이 리듬에 몸을 맡긴다. 커플 댄스가 아니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철저히 홀로 즐기는 막춤이다. 격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이어지는 몸짓과 함께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내는 고함소리도 들린다. 이름하여 ‘액티브명상’의 몸풀기 과정이다.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울 것 같은 고요함 속에서 정좌한 무릎에 살포시 주먹 쥔 손을 내려놓고, 눈을 감은 채 차분하게 내면을 응시하는 명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번에 허문다.

막춤 몸풀기로 시작하는 오투힐리조트의 액티브명상. 매주 주말 저녁에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된다.


오투힐리조트의 아침 명상. 몸풀기 댄스 후 약 30분간 진행된다.


액티브명상 숙소를 표방하는 오투힐리조트의 라의형 대표는 “명상은 심각하지 않다. 몸이 좋아지고 맘이 편해지는 즐겁고 신나는 행위다. 몸을 쓰지 않는 현대인들의 삶에 활력을 주고 자기중심화를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불안과 초조, 두려움 등의 강박이 없어지고 마침내 삶이 축제가 된다고 결론짓는다. 그러고 보니 리조트 입구에 ‘축제의 장’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이 리조트의 숙박에는 기본적으로 아침 식사와 하루 4회 명상이 포함돼 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오전 7시 명상에 참여했다. 신나는 몸풀기로 시작한 후 30분간의 명상이 이어진다. 정좌한 자세에서 눈을 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잡생각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고 객관화하라고 주문한다. 넓은 유리창으로 해가 밝아오고, 야자수 너머 바다 위로 날아가는 갈매기 무리에 자꾸 시선이 끌린다. 주문처럼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라 대표는 “하루 이틀 체험으로 몸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경험(힌트)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명상에 나이 제한은 없지만, 되도록 50~60대가 많이 찾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살면서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돈을 쓰지도, 시간을 내지도 못한 세대에게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액티브명상을 통해 잘 노는 게 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주 구좌읍 코사이어티빌리지의 워케이션 공간. 넓은 창으로 주변 풍광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한라산 중산간, 구좌읍 송당리의 코사이어티빌리지는 워케이션을 겨냥한 숙소다. 독립된 12채의 숙소 중 6채는 기업에 1년 단위로 대여하고, 나머지는 개인 혹은 소규모 기업의 예약을 받는다. 위태양 대표는 “최근 성장하는 회사를 보면 한 달에 몇 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외부에서 일하게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앞으로 워케이션이 하나의 기업 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숙소 외에 넓은 유리창으로 제주의 자연이 그대로 들어오는 공유오피스 건물도 있다.

제주 구좌읍 코사이어티빌리지에 입주한 '블루보틀' 카페.


코사이어티빌리지는 힐링 전문업체 '캄스페이스'와 협업해 명상과 마시지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코사이어티빌리지는 시간을 파는 ‘문화복합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사람을 끌어 모으는 일에 공을 들인다. 힐링 전문업체 ‘캄스페이스’의 명상과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 26일 숙소는 조용한데 주자창은 가득 차 있었다. 대부분 바로 옆 카페에 온 사람들 차량이다. 서울에만 있는 커피 전문 브랜드 ‘블루보틀’이 이곳에 9호점을 냈다. 위 대표는 비건 레스토랑을 비롯해 몇몇 유명 브랜드를 더 입주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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