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령의 작품 이력은 꽤 화려한 편이다. 분량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던 김성령인데도 이번 대통령 도전기는 제법 특별하고 낯설다.
지난 29일 김성령은 서울 모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웨이브(wavve)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이상청')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이정은(김성령)이 정치평론가 남편 김성남(백현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는 과정을 담은 정치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극중 김성령은 현 정권에 의해 얼떨결에 문체부 장관이 된 이정은을 맡아 섬세한 연기력으로 스토리를 풍부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영화 '콜' '독전', 드라마 '뷰티인사이드' '미세스 캅2' '너도 인간이니'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였던 김성령의 새로운 도전이다.
이날 김성령은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아쉽고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이상청'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는 남다른 자부심이다. 실제로 김성령은 매일 자신의 이름을 SNS에 검색한다면서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주변 반응도 뜨거웠다. 영화 '정직한 후보', 뮤지컬 '그날들' 등을 연출한 장유정 감독은 김성령에게 직접 전화해 '이상청'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김성령이지만 이번 캐릭터는 제법 난이도가 있었다.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정치인의 야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콘셉트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특히 남편 납치라는 특수한 설정인 만큼 김성령에게는 모험처럼 느껴졌다.
윤성호 감독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김성령에게 여성 정치인을 다룬 해외 드라마들을 추천했고 좋은 레퍼런스가 됐다. 김성령 역시 윤성호 감독을 굳게 믿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윤성호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도 한몫했다. 김성령이 연이은 활동 속 연기 슬럼프에 빠졌을 때 우연히 만난 윤성호 감독과의 작업이 큰 힘이 됐다. 김성령은 드라마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떠올리면서 "촬영 현장에서 재밌게 작업했다. 그러고 나니까 연기가 편해졌다. 내가 너무 힘이 들어갔나 싶었다. 터닝포인트로 삼고 '신드롬' '추적자' '야왕'으로 활동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연축성 발성장애로 연기 은퇴 고려하기도
김성령은 문체부 직원으로 분했던 조연들을 실제 공무원으로 착각한 비하인드를 유쾌하게 전했다. 김성령은 캐스팅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면서 "어떻게 적재적소에 저런 역할을 잘 썼을까. 주인공보다는 조연들이 탄탄해야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감탄했다.
10년 넘게 연축성 발성장애를 앓고 있는 것에 대한 고충이 함께 전해졌다. 한 방송을 통해 연축성 발성장애를 고백한 김성령은 이로 인해 연기 은퇴까지 고려했다고 고백했다. 소리 지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큰 콤플렉스로 남았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소리가 나오지만 저음으로 나오게 된다는 설명이다. 치료를 받게 되면 고음이 나오지 않게 돼 연기적으로 어려움이 남는다. 김성령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발성 수업부터 호흡법까지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학주, 진정성 있는 든든한 후배
함께 호흡한 배우들도 김성령과 잘 어우러졌다. 특히 보좌관 역을 맡은 이학주에 대해 김성령은 "참 착하다. 목소리도 너무 좋다. 현장에서도 잘했다. 잘하고 착하고 성실하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었다. 덕분에 촬영장에서 든든했다. 분량이 많았는데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대척점에 섰던 배해선을 두고 "첫 리딩 때 자기 몫을 완벽하게 했다. 존경스럽다. 해선이도 엄청 예의 바르고 맨날 간식을 사 온다. 대단한 배우다. 곧 배해선의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애정을 과시했다.
이처럼 김성령에게 '이상청'은 자부심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촬영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현장부터 배우들의 호흡, 또 결과물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었다. 주연들부터 단역배우들까지 열정을 갖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열정은 프레임 안에 고스란히 담겼고 극중 모든 배우들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담긴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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