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고삐 조이는 유럽 각국
프랑스·덴마크 18세 이상 추가 접종 나서
슬로바키아는 오스트리아 이어 봉쇄 조치
유럽이 방역 고삐를 더욱 조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선언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후 연일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부스터샷(추가 접종)은 이제 유럽의 코로나 대응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았고, 일부 국가는 비상사태까지 선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각국은 비상계획에 준하는 추가 방역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제일 먼저 꼽히는 방안은 3차 접종이다. 이날 프랑스는 부스터샷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프랑스 정부는 다음 달부터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3차 접종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방식으로 재확산세를 멈추긴 역부족이라고 판단, 대상을 전향적으로 늘렸다. 2차 접종 후 부스터샷 접종까지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된다. 26일부터는 모든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한다. 덴마크도 18세 이상 2차 접종 완료자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고, 영국은 크리스마스 2주 전인 다음 달 11일까지 세 번째 접종을 권고했다.
병상 포화로 장기이식 수술마저 중단될 위기에 놓인 네덜란드는 26일 새 추가 방역대책을 발표한다.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시간을 현행 오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로 줄이고, 종합병원 내 입원이 필요한 진료를 취소해 병상을 확보하는 등의 고강도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 10명 중 약 9명(88%)이 백신 접종을 완료해 ‘위드 코로나’ 모범국으로 꼽혔던 포르투갈도 강화 행렬에 동참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식당, 극장 등에 입장할 때는 백신 접종 완료 또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됐다는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
연일 최다 확진ㆍ사망자 수를 경신 중인 동유럽은 서유럽보다 문턱을 더 높인다. 체코는 이날 3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간 백신 미접종자의 식당, 영화관 등의 출입을 막고는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술집과 클럽 등 모든 유흥시설의 영업 시간도 10시로 제한했다. 대표적 성탄절 행사인 ‘크리스마스 시장’ 역시 금지된다. 백신 접종률이 45.7%로 EU 국가 중 가장 낮은 슬로바키아는 결국 봉쇄조치까지 선택했다. 지난 22일 오스트리아가 봉쇄에 나선 이후 나라 문을 닫은 두 번째 국가다. 이에 따라 앞으로 2주간 △출퇴근 △등교 △병원 방문 △식료품 구입 △백신 접종을 제외하고는 외출이 금지된다. 모임 인원도 6명으로 제한된다.
EU 차원에서도 한층 강화된 조치를 내놓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역내에서 통용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유효기간을 ‘접종 완료 뒤 9개월까지’로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백신 접종 ‘약발’이 통하는 기간이 1년이 채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EU 주민 대부분이 올해 2~3분기 접종을 끝낸 점을 감안하면, 내년 여름부터는 대부분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셈으로 결국 부스터샷 접종을 독려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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