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이혼을 택한 엄마를 이해해주렴"... 아델의 눈물 어린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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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이혼을 택한 엄마를 이해해주렴"... 아델의 눈물 어린 고백

입력
2021.11.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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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새 앨범 '30', 해외 평단 극찬 일색
영미권 '역대 아델 최고작' vs 국내 반응은 '미지근'

아델.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제공

‘마음 속 모든 걸 털어낼 정도로 눈물을 쏟아버려 / 그럼 눈물이 얼굴을 깨끗이 씻어줄 거야’(‘Cry Your Heart Out’)

‘상처투성이’ 가수 아델은 6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30’에서도 여전히 고통과 눈물을 노래한다. 부담스러울 만큼 솔직하게 가슴 속 시커먼 응어리를 끄집어내 이를 연료 삼아 불꽃을 피운다. 눈물샘이 마르도록 울고 나니 비참하고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경험담을 담은 ‘Cry Your Heart Out’ 가사는 ‘내 밑바닥까지 다 보여주겠다’는 심산으로 완성한 듯한 ‘30’의 감정적 전략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국 싱어송라이터 아델이 지난 19일 발표한 ‘30’은 2008년 데뷔 앨범 ‘19’로 시작해 ‘21’ ‘25’로 이어진 나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주로 식어버린 사랑과 이별의 슬픔, 연인의 배신 등을 주제로 만들었던 그는 이번에도 이혼의 상처를 주제로 독백극을 만들었다. 다만 이번엔 좀 더 내밀하고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혼 과정의 고통과 상처에서 시작해 우울과 불안, 외로움,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까지 드러낸다. 이 모든 것을 통과의례로 받아들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의지도 내보인다.

‘30’은 아델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 셔플(앨범 수록곡을 무작위 순서로 재생하는 기능) 모드를 없애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이야기와 감정의 흐름에 신경을 많이 쓴 앨범이다. ‘좋아 난 준비됐어’라며 폭풍을 뚫고 나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이야기(첫 곡 ‘Strangers By Nature’)한 뒤, 지난달 첫 싱글로 공개한 ‘Easy On Me’부터 본론으로 들어간다. 자신이 왜 이혼을 선택해야 했는지 아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곡이다. 그는 앨범 발매 전 패션지 보그 영국판과 인터뷰에서 “아들이 나중에 커서 20대, 30대가 됐을 때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고 왜 엄마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아들의 삶을 해체하는 길을 선택했는지 이 앨범을 통해 설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사는 직설적이다. ‘My Little Love’에는 어린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너를 내게 줬기 때문에 네 아빠를 사랑한단다’고 말하고, 친구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에선 ‘너무 걱정되고 스트레스가 심해 / 숙취도 별 도움이 안 돼’라고 울먹인다. ‘I Drink Wine'에선 깊은 한숨이 느껴진다. ‘어쩌다 우린 우리 스스로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돼버렸을까 / 왜 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는 걸까 / 왜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 할까’

이혼 후 잠시 사귀었던 남성을 비난하는 ‘A Woman Like Me’ 같은 곡도 있지만 결론은 역시 자신의 선택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때를 되돌아 봐도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 맞아 가끔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했어 / 그래도 굳건히 버티며 폭풍이 지나가도록 버틸 거야’(‘To Be Loved’) 마지막 곡 ‘Love Is A Game’에선 별 수 없이 다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바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사랑은 바보들이나 하는 게임이지 / … / 난 사랑할 수 있어, 다시 사랑할 수 있어 / … / 난 사랑에 있어선 바보야 / 알잖아 내가 다시 할 거라는 걸 / 전에 했듯이 그 모든 걸 다시 할거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 음악 스타일은 이전 앨범과 사뭇 다르다. 모타운(1960년대 전성기를 누린 미국의 흑인 음악 전문 레이블) 스타일의 고풍스런 분위기와 스탠더드 재즈를 차용한 고전적 색채가 두드러진다. ‘Easy On Me’처럼 전형적인 아델 스타일의 발라드 곡도 있지만 ‘Rollin’ in The Deep’이나 ‘Hello’ 같은 극적인 전개의 곡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델 스스로도 “‘Hello’처럼 요란하고 과장된 곡은 없다”며 “이번 앨범에 담긴 이야기가 그런 사운드로 들리길 원치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평단이나 팬들에게서 대체로 호평을 받으면서도 ‘귀에 쏙 들어오는 곡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다. 12곡 중 5곡이 6분이 넘는데 구조가 대체로 단조로운 탓인지 ‘이전 앨범에 비해 지루하다’는 말도 나온다.

아델이 이달 발표한 앨범 '30' 커버

국내 반응은 미지근하지만 해외에선 평단에게 ‘역대 아델 앨범 중 최고’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별과 회복이라는 서사의 강한 호소력과 이를 구체화하는 아델의 보컬 퍼포먼스에 대한 칭찬이 많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아델의 앨범 중 가장 강력하다”고 치켜세웠고, 미국 시사·문화지 롤링스톤도 “이전의 어떤 앨범보다 격정적이며 네 앨범 중 가장 강인하고 힘이 넘친다”고 평했다. 대중적으로도 호평이 주를 이루지만 '실망스럽다'거나 '아델 앨범 중 최악'이라는 평도 심심찮게 보인다. '지나치게 사적이며 우울하다'거나 '이전 히트곡 같은 매력적인 곡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발매 직후 아직까진 상업적으로 성공적이다. 앞서 ‘Easy On Me’는 스포티파이에서 약 2,000만 스트리밍 횟수를 기록하며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방탄소년단의 ‘버터’(약 1,100만)를 넘어섰고 예상대로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정상에 직행했다. '30'은 고국 영국에선 올해 발매된 앨범 중 첫 주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차트 1위 자리를 예약했고, 미국에선 단 사흘 만에 올해 발매된 앨범 중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빌보드 종합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 자리도 어렵지 않게 차지할 전망이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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