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버닝썬 경호원'으로… 이문호 대표 등 집행유예

17세 청소년 4명 고용한 혐의

과거 서울 강남구에서 운영되던 클럽 '버닝썬' 입구. 연합뉴스

미성년자들을 클럽 '버닝썬'에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영진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24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버닝썬 대표 이문호(31)씨와 이성현(48)씨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버닝썬 영업사장으로 근무했던 A(38)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버닝썬 법인에는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이문호씨 등은 2018년 3월 말부터 7개월간 총 21회에 걸쳐 당시 만 17세였던 청소년 4명을 버닝썬 '가드(경호원)'로 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버닝썬이 경찰 단속을 받게 되자 당시 클럽에 출입한 미성년자에게 "영업정지가 되면 피해 소송을 걸겠다"고 협박해 허위 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가드 고용은 외주업체에 일임하기 때문에 미성년자를 고용한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송 부장판사는 "유흥주점 업주가 종업원을 고용할 때는 주민등록증 등으로 대상자 연령을 확인해야 하고, 신분증 속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고 생각되면 추가적인 연령 확인 조치를 했어야 한다"며 "대상자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채용을 보류하거나 거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씨는 버닝썬을 운영하며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가장해 수억 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