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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종인 물밑 접촉했다… 윤석열과 파열음에 영향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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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종인 물밑 접촉했다… 윤석열과 파열음에 영향 줬나

입력
2021.11.24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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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부서 "김종인 우리가 영입하자"
"실제 영입보단 윤·김 분열 전략 차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무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무실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합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최근 김 전 위원장과 수차례 물밑 접촉을 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인사들은 최근 김 전 위원장의 국민의힘 선대위 참여를 만류했다.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에 몸담았던 시절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주로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은 2016년 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등을 지냈고, 여전히 민주당 인사들과 교류한다.

민주당 인사들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에 참여하는 것은 이롭지 않다"는 걱정을 전달하는 형식을 취해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을 알아봤다고 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그립이 센 윤 후보와 주도권 다툼을 하다가 내쳐질 수 있다. 또 이용당하려 하시느냐'고 했더니, 김 전 위원장이 낮게 웃으면서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서 "김종인 섭외론" 아이디어

노련한 김 전 위원장은 타인의 말을 듣고 마음을 쉽게 바꾸는 스타일이 아니다. 민주당이 김 전 위원장을 신경 쓰는 건 '윤석열+김종인'의 조합이 그만큼 위력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간 민주당엔 "김 전 위원장을 우리가 영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선거 전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윤 후보를 돕지 못하게 하는 '분열 전략' 차원에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대위가 갈팡질팡한 이후로 김 전 위원장 영입론이 더 많이 거론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약자와의 동행' '양극화 해소'는 이재명 후보의 '억강부약'과 잘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17일 김종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1일째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6월 17일 김종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1일째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현재로선 '상상력 넘치는' 아이디어 차원이다. 다만 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상당히 가까운 관계라는 사실은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 여지를 다소 남긴다. 두 사람은 편하게 연락하는 사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에도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 위원장은 당적을 바꾼 이후에도 자신을 깍듯이 예우하는 이 후보에게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후보는 경기 성남시장이었던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혁안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에서 11일간 단식 농성을 했다. 당시 민주당 비대위 대표였던 김 전 위원장의 간곡한 만류로 단식을 중단한 것이 인연을 쌓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김 전 위원장이 탈당하려 할 때 "친문재인계가 말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도 이 후보였다.

친문계 반감으로 합류 쉽진 않을 듯

김 전 위원장의 민주당 선대위 합류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친문계의 반감을 샀다. 김 전 위원장 영입 시도로 친문계가 반발하면 ‘원팀’이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으로 옮겨 가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원 → 문 대통령 지원→ 윤석열 후보 지원 → 이재명 후보 지원'의 이력을 쓰게 되는데, 이를 민심이 호평할지 미지수다. 다만 윤 후보와 갈라놓는 것만으로 윤 후보의 리더십에 상처를 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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