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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폭동' 재판서 '앨 고어' 이름 거론된 까닭은

입력
2021.11.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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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트럼프의 '대선 불복' 겨냥해 언급
"고어 전 부통령, 대선패배 깔끔히 승복"

2008년 11월 14일 방한 중이던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8년 11월 14일 방한 중이던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월 6일 미국 워싱턴에서 발생한 '의회 폭동' 관련 재판에 1990년대 빌 클린턴 미 행정부의 '2인자'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이름이 갑자기 '소환'됐다. 지난해 11월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을 꾸짖기 위해 재판장이 20여년 전 대선 패배 당시 고어 전 부통령의 행보와 비교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연방지법에서 열린 의회 폭동 사태 관련 재판에서 레지 윌턴 부장판사는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대선 승패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더 많았으나, 고어는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재판의 피고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서 작년 대선 결과(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승리)에 반발, 의회에 난입한 혐의로 기소된 애덤 존슨이었는데, 사건과 아무 관계도 없는 고어 전 대통령의 이름을 판사가 꺼낸 셈이다.

사실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대선에 불복했던 '과거'가 있다. 200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패했던 그는 플로리다주(州) 재검표를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재검표 중단 결정을 내리자, "분열보다 화합이 더 절실한 시점"이라며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승복'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대선 결과에 불복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을 선동하기까지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뚜렷이 대비되는 대목이다.

올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올해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고어 전 부통령의 '이름'은 피고인 존슨의 항변 과정에서 나왔다. 윌턴 부장판사는 "당신은 그(트럼프)에게 속아서 이런 일(의회 폭동)을 저지른 것"이라며 "그는 여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고, 나는 당신이 또다시 그 거짓말에 현혹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CNN은 존슨이 이날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으며, 최대 6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음을 인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의사당 기물 파손에 대한 배상금 500 달러(약 60만 원)를 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의회 폭동 사태로 기소된 피고인은 700명 이상이며, 현재까지 130명가량이 유죄 인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올해 1월 의사당에 난입해 "작년 11월 대선은 부정선거"라며 폭동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고, 그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까지 처했다. 현재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 특위를 발족해 진상규명 조사를 하고 있는 상태다.

김지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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