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845조 원 또 '사상 최대'
대출 증가율은 2년 만에 주춤해졌지만
주담대 증가폭 5년來 최고치
우리 경제 뇌관으로 자리 잡은 가계부채가 올 3분기(7~9월)에도 37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로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내집 마련을 위한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으면서 전체 가계 빚 규모는 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 원으로 올 2분기말보다 36조7,000억 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가계신용은 은행 등 금융사에서 빌린 돈(가계부채)과 신용카드 할부액(판매신용) 등을 합친 금액으로 전반적인 가계빚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 2분기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가계빚은 3분기 들어 상승폭이 다소 둔화했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폭(36조7,000억 원)만 보면 직전 분기 증가폭(43조5,000억 원) 대비 7조 원 가까이 적다.
2019년 4분기 이후 내리 이어지던 상승세도 8분기 만에 꺾였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9년 3분기 3.9%에서 4분기 4.2%로 오른 후, 지난 2분기 10.4%까지 2년 가까이 줄곧 상승해 왔다.
가계빚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주택매매를 위한 대출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1,744조7,000억 원)은 전 분기보다 37조 원 증가했는데, 이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20조8,000억 원 불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특히 3분기 주담대는 분기 증가폭 기준 2016년 4분기(24조2,000억 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75조7,000억 원)은 전 분기보다 16조2,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분기 증가폭(23조8,000억 원)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판매신용(100조2,000억 원)도 3분기 중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면 서비스 소비가 부진함에 따라 직전 분기보다 2,000억 원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매매와 전세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했다"면서 "다만 기타대출의 경우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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