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동반' 가정폭력 신고 접수된 후 사고
현지 경찰 "테러리스트 소행 증거는 없어"
지난달 유사 범행도... "소액 보석금이 문제"
미국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인근 워키쇼 지역을 패닉에 빠뜨린 '성탄절 퍼레이드 차량 돌진 사고'는 가정폭력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도주하던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사망자 5명을 포함,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미 수사당국은 범인을 1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워키쇼 경찰은 다음 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날 이 지역 도심에서 퍼레이드를 하던 행렬을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으로 들이받은 대널 브룩스 주니어(39)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브룩스는 가정폭력 현장에서 빠져나와 도망가던 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댄 톰슨 워키쇼 경찰국장은 "(브룩스가 연루된) 흉기를 동반한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관들이 퍼레이드 현장 안전을 위해 모두 배치된 탓에, 가정폭력 신고에 즉각 대처하지 못했다고 톰슨 국장은 인정했다.
경찰은 브룩스를 1급 고의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5명이 숨졌고, 중태에 빠진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총 44명이 다쳤다. 경찰은 다만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볼 만한 증거는 전혀 없다"며 테러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톰슨 국장은 "브룩스가 퍼레이드 참가자 중 누군가와 아는 사이였던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브룩스의 가정폭력 문제는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달에도 밀워키의 한 주유소에서 자신의 아이 엄마와 말다툼을 벌이다 해당 여성을 차로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 1,000달러(약 119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는데 2주도 되지 않아 비슷한 범행을 또다시 저지른 것이다. 게다가 이달 5일에도 그는 공무집행 방해, 보석 중 무단이탈, 폭행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미 CNN방송은 "이번 사건으로 '터무니없이 적은 보석금'도 문제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밀워키 지방검찰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보석 권고 결정에 대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브룩스의 범죄 혐의가 지닌 특성, 반복적 범행 사실 등에 비춰 지난달 사건에 대한 보석 권고는 부적절했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검찰은 브룩스에게 적용된 보석 조건들에 대해 "강력범죄에 대한 밀워키 검찰의 접근 방식과는 달랐고, 보석 설정 전 피고인의 위험도 평가와도 일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악관도 피해자들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건에 관해 정기적으로 보고받고 있다"며 "백악관은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 당국과 긴밀히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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