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 3000~3500만 배럴 방출 예상
미국 정부가 이르면 23일(현지시간) 전략비축유(SPR) 방출 방침을 밝힌다. 우방국과 공조해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한국 역시 계획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22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외국 정부와 비축유 동시 방출을 조정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경제 관련 대국민 연설에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방출량은 약 3,000만~3,500만 배럴로, 약 사흘치 미국 원유 생산량에 해당된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인도는 물론, 대만ㆍ인권 등 각종 사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에도 비축유 방출을 요청했다. 기름값이 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고 물가상승마저 압박하는 만큼, 주요 에너지 소비국들이 조율된 방식으로 비축유를 방출해 경제 회복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다.
한국 정부는 비축유를 풀 지 검토 중이며, 미국의 요청을 받은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만일 한국이 방출에 나선다면 리비아 내전이 발발해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2011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 된다. 일본은 사상 처음으로 국가 비축유를 방출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이날 “비축유 긴급 방출의 양과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른 주요 소비국과 조율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역시 비축유 방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조치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 애초 자체 계획이 있었던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비축유 방출 조치가 시행될 경우, ‘급한 불’은 꺼질 전망이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석유 생산국에 증산을 압박하는 시그널도 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움직임은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국가들이 미국의 증산 요구를 거부한 상황에서, 유가를 억제하려는 주요 석유 소비국들에 의한 전례 없는 노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백악관은 “비축유 방출에 대해 결정된 게 없고,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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