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절 태양광·사회주택 사업, '참담한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추진한 '도시 재생사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세운상가 일대에 조성 중인 공중보행로를 두고는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공사현장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고까지 했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국민의힘 이성배 시의원의 질문에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이 이처럼 격정을 토한 배경엔 세운상가를 전면 철거하기로 한 계획이 박 전 시장 취임 이후 취소됐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2009년 북한산-세운상가-남산-한강을 연결하는 '세운 녹지 축' 조성사업을 발표하면서 세운상가를 도시재생의 상징적인 사업지로 공표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종묘 앞 세운상가부터 진양상가까지 7개 건물을 연결하는 공중보행로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대림상가~삼풍상가 구간은 공사를 끝냈고, 삼풍상가~진양상가 구간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날 오 시장은 "10년 전 퇴임할 때 원래 계획대로 실행됐다면 서울 도심의 모습은 상전벽해를 이뤘을 것"이라며 "8월 초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부터 동대문까지 내려다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고까지 했다.
그는 또 "저렇게 10년간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도시행정을 한 서울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며 "서울시민이 동의하는 형태로 종로,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의 미래를 향한 계획을 내년 상반기까지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1,000억 원을 들여 만들고 있고, 이미 공사가 70% 이상 진행된 상황이라 사업을 중단시키지 못했다"며 "완성되면 도심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당시 초대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맡았던 승효상 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도 언급하며 "그분이 지나치게 보존 중심의 이상주의적 건축관과 도시관을 가지고 서울시 도시계획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박 전 시장의 태양광 보급 사업에 대해서도 "시작은 창대했지만, 결과는 참혹하고 참담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단기간 높은 목표를 세우고 무리하게 행정력과 예산을 동원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며 "82%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유례없는 과도한 지원책은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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