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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남성 절반, “요즘 남성이 여성보다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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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남성 절반, “요즘 남성이 여성보다 살기 힘들다”

입력
2021.11.18 18: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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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이하 젊은 남성 42,8% "페미니스트 싫다"
남성다움 공감할수록... 음주, 교통사고↑
괴롭힘·폭력 가해자 또는 피해자 비율 높아

덴쓰소켄이 일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남자다움’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대를 불문하고 약 50%의 남성이 “최근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덴쓰총연 보고서 캡처

덴쓰소켄이 일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남자다움’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대를 불문하고 약 50%의 남성이 “최근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덴쓰총연 보고서 캡처


일본 최대 광고 대기업인 덴쓰그룹 산하 덴쓰소켄(電通総研)이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남자다움’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대를 불문하고 약 50%가 “최근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덴쓰소켄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성평등 실현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비영리기구인 ‘프로문도’가 지난 2016년에 실시한 ‘맨 박스(Man Box)’ 조사를 일본에서도 실시한 것이다. 맨 박스란 ‘남자는 감정을 숨기고 강해 보여야 한다’ ‘남자는 한 집안의 기둥이다’처럼 전통적으로 ‘남성다움’을 강요해 온 고정관념을 말한다. 이를 두고 설문에 응한 남성을 ‘맨 박스에 갇힌 남성(IN)’과 그렇지 않은 남성(OUT)으로 구분해 결과를 분석했다.

'남성은 감정을 숨기고 강해 보여야 한다' '남성이 한 집안을 이끌어 가야 한다' 등 전통적으로 남성에게 강요돼 온 '남성다움'이란 고정관념을 가리키는 '맨 박스'란 용어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토니 포터의 책 '맨 박스' 책 표지.

'남성은 감정을 숨기고 강해 보여야 한다' '남성이 한 집안을 이끌어 가야 한다' 등 전통적으로 남성에게 강요돼 온 '남성다움'이란 고정관념을 가리키는 '맨 박스'란 용어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토니 포터의 책 '맨 박스' 책 표지.


우선 모든 세대에서 남성 50% 정도가 ‘남성이 여성보다 더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여성 활약을 추진하는 시책을 지지한다’는 질문에 대부분 연령대에서 60%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했으나, 51~70세는 지지 비율이 78.8%로 높은 반면 18~30세는 62.8%, 31~50세는 61.6%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낮았다. ‘페미니스트가 싫다’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18~30세가 42.8%로 가장 높았고, 31~50세는 39.1%, 51~70세는 31.7%로 연령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한편 젊은 남성의 경우 ‘남성다움’의 고정관념에 대한 공감대가 높을수록 괴롭힘이나 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맨 박스에 갇힌 남성의 경우 지난 한 달간 남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비율이 57.0%,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는 비율이 40.5%에 이른 반면, 그렇지 않은 남성의 경우 이 비율이 27.5%, 7.1%로 각각 크게 낮았다. 또한 같은 기간 남에게 괴롭힘이나 폭력행사를 했다는 비율은 맨 박스에 갇힌 남성의 경우 각각 51.7%와 32.3%였지만 그렇지 않은 남성은 이 비율이 20.1%와 4.6%에 그쳤다.

덴쓰소켄은 “남성다움에 공감하는 남성은 괴롭힘이나 폭력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되는 비율이 높고, 음주 문제나 교통사고 경험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고 “반면 자신에 대한 평가가 높고 감정 표현이나 타인의 지원을 바라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성 지원 정책이나 페미니스트에 대한 부정적 비율이 젊은 세대일수록 높은 경향은 한국 등 해외에서도 나타난다”며 “이미 남성 우위 사회의 혜택을 받아 연장자가 된 남성에 비해 장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젊은 남성이 ‘여성 지원’을 ‘남성의 소외’로 받아들이기 쉬운 것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다만 “세대를 불문하고 남성의 다수가 여성 지원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 평가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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