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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붙는 강달러... '긴축 공포'에 달러가치 16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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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붙는 강달러... '긴축 공포'에 달러가치 16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21.11.17 21: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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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매판매 호조, 연준 '조기긴축' 전망 힘 실어
엔화 가치는 4년8개월 만에 최저

미국 달러화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가치가 계속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타면서, 미 중앙은행이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당초 전망보다 긴축을 서두를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다. 미국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지표가 호조세를 이어가자 달러 가치는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썼다.

달러 가치, 16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95.9를 넘어서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국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다.

달러인덱스는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지난해 3월 103을 웃돌며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왔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진 올해 초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17일 오전 96.26선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16일 발표된 '10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7%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4~1.5%)를 웃돌자 달러 가치는 재차 오름세를 탔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6.2%)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에도 미국인의 소비가 꺾이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돈줄을 조일 시기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소매판매 호조세가 달러화를 16개월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다"며 "소비자의 강력한 수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이고, 이는 미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경제 낙관주의가 미국 달러를 밀어올리고 있다"며 "연준이 더 빨리 움직일 것이란 추측을 부채질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연은 총재 "기준금리 인상 속도 내야"

연준 인사들도 최근 조기 긴축 전망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조금 더 매파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며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이거나 테이퍼링 종료 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안도 있다"며 '매파적'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연고점을 돌파했다 가격이 급락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약세 역시 연준의 긴축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엘멕스(LMAX)그룹의 조엘 크루거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정책은 가장 위험한 자산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가상화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주요국 통화 가치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14.97엔까지 급등(엔화 가치는 하락)했는데, 이는 2017년 3월 이후 4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연초만 해도 1.2달러 안팎을 오가던 유로화는 1.1312달러로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지난달 1,200원을 찍으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당 1,182.5원에 마감, 1,18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비교적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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