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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에 전 세계 사망 1위 오를 질환은?

입력
2021.11.16 20:43
수정
2021.11.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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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D, 기관지ㆍ폐에 만성 염증으로 호흡곤란

국내 COPD 환자가 340만 명이 넘지만 병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병원에서 검진 받는 환자는 2.8%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제공

국내 COPD 환자가 340만 명이 넘지만 병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병원에서 검진 받는 환자는 2.8%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제공

만성폐쇄성폐질환(COPDㆍ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은 담배 연기ㆍ가스ㆍ감염 등으로 인해 기관지와 폐 실질(實質)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고 ‘빨대로 숨을 쉬는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병이다.

이를 방치하면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하기 어려워져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 한번 나빠지기 시작하면 증상이 호전되지도 않는 무서운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COPD의 40세 이상 유병률은 13.3%다. 특히 나이 들수록 늘어나 70대 이상 남성은 48.5%로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COPD를 인지하고 있는 환자는 2.8%에 불과해 증상이 악화한 뒤에야 대부분 병원을 찾는다. 매년 11월 16일은 ‘세계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날(World COPD Day)’이다.

◇COPD, 심혈관 질환·뇌졸중 이어 사망 원인 3위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전 세계 10대 사망 원인을 발표하면서 COPD를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에 이어 사망 원인 3위에 올렸다. 4위는 폐렴ㆍ세기관지염 등 하기도 감염, 5위 신생아 질환, 6위 호흡기암·폐암, 7위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순이었다.

2050년에는 COPD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020년 국내 사망통계를 보면 인구 10만 명 당 11.0명이 COPD로 사망했다. 지난해 사망 원인에서 처음 10위권 밖인 11번째로 밀려나 그나마 나은 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다.

신아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ODP는 급성으로 악화해 입원하면 3.3년 뒤 50%가 사망하고, 7.7년 뒤에는 75%가 목숨을 잃는 치명적인 질병”이라서도 “의학 발달로 병을 꾸준히 잘 관리하면 유지ㆍ관리가 가능하기에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호흡곤란이 가장 흔한 증상

COPD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숨차다’ ‘숨쉬기 힘들다’ ‘숨쉬기 답답하다’ ‘숨을 헐떡인다’ 등으로 환자들이 표현한다. 만성 기침도 첫 증상일 수 있다.

하지만 COPD 환자는 흡연 때문이라고 대부분 무시한다. 기침은 처음에는 간헐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일 하고 때로는 온종일 지속되기도 한다. 기침한 뒤에 끈끈한 가래가 오기도 한다.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천명)가 목에서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침ㆍ가래ㆍ호흡곤란 등 COPD 증상이 생겨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다. COPD 환자 스스로 병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숨이 차면 본인 상태를 병에 맞춘다.

예컨대 그전에는 2~3층을 걸어갔는데, 숨차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걷는 속도를 줄이든지 하면서 본인이 증세를 느끼지 못하게 적응한다. 호흡곤란이 가장 늦게 나타난다. 하지만 호흡곤란이 생겼을 때는 이미 폐 기능이 50% 이하로 떨어졌을 때다.

유광하 건국대병원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COPD를 진단하려면 폐 기능 검사(본인 부담금 1만~2만 원 정도)를 해야 한다”며 “하지만 일반 개원 병원에서는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유 병원장은 “이 때문에 중증으로 악화해 호흡곤란이 일어날 때까지 제대도 된 검사나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흡입제 치료하면 사망률 절반 줄어

COPD는 천식처럼 먹는 약이 아닌 흡입제가 치료의 근간이다. 흡입제는 질환이 있는 폐에 직접 약물을 전달하기에 적은 용량으로 효과가 나타나고 사용량이 적으므로 부작용이 작다.

하지만 제대로 흡입하지 않으면 폐에 약물이 전달되지 않아 효과가 없으므로 처방과 동시에 반드시 흡입제 교육이 필요하다. 흡입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순응도가 증가하면 환자 사망률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15분 정도 교육을 3차례 시행하면 환자들이 잘 사용하고 증상도 호전됐다. 그러나 우리 의료 환경에서 개원가에서 환자 한 명에게 15분 교육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폐 기능 검사자 조건도 의사나 임상병리기사인 점을 고려하면 개원가에서 COPD의 진단ㆍ관리도 쉽지 않다.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폐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COPD의 급성 악화와 이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광하 병원장은 “COPD를 앓으면 원상 회복하지 못하고 계속 악화되기에 조기 진단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40세 이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폐 기능 검사를 받아 보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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