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운정)와 동탄을 잇는 광역급행철도 GTX-A가 개통 후 3년 이상 핵심 정차역인 서울 ‘삼성역’에 정차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방관 속에 서울시의 늑장 착공으로 삼성역 개통이 미뤄져 당분간 노선 분리 운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감사원이 16일 공개한 ‘국가철도공단 정기감사’ 보고서를 보면, GTX-A 노선 중 ‘삼성~동탄’, ‘운정~삼성’ 노선은 각각 2023년 12월과 2024년 6월에 개통 가능하지만, 삼성역 정거장은 2028년 4월에나 문을 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삼성역 일대에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탓에 GTX-A 역사 개통도 늦춰지게 된 것이다. 역사가 없어 각각 운정역과 동탄역에서 출발한 이용객은 삼성역 전 정차역인 서울역, 수서역에서 내려야 한다.
기존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을 활용할 경우 2027년 4월 임시개통이 가능하다. 삼성역까지 가서 2호선 역사를 이용해 일단 하차한 뒤 다시 GTX-A 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신축 역사가 개통되는 2028년 4월까지는 GTX-A 전체 노선이 분리 운영되거나, 연결돼도 삼성역은 무정차 통과해야 한다. 임시운영 기간이 운정~삼성 노선 개통 후 3년 10개월이나 된다. 삼성역은 삼성~동탄 노선 수요의 30%, 운정~삼성 노선 수요의 14%를 차지하는 만큼 수도권 주민들이 겪는 불편도 상당할 전망이다.
감사원은 국토부와 서울시의 부실한 사업 관리가 지연 개통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2016년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서울시에 삼성역 정거장 등 철도시설물 공사를 맡겼다. ‘노선 개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시는 이듬해 2월 공기 단축이 가능한 ‘턴키 입찰’ 대신 기본설계에만 22개월 넘게 걸리는 국제설계 공모 후 기술제안입찰 사업 추진 방식을 채택했다. 게다가 서울시는 기본계획 사업비(1,324억 원)보다 107.7% 증가한 금액(2,750억 원)을 반영해 달라고 하는 등 과도한 증액도 요구했다. 여러 변수들이 맞물려 GTX-A 삼성역은 예정일인 2019년 5월을 훌쩍 넘긴 올해 2월에야 착공할 수 있었다.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토부가 삼성역 착공 지연 소식을 전해 듣고도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한 일은 서울시 측에 ‘개통 시기를 맞춰달라’고 공문을 발송한 게 전부였다. 결국 국토부는 GTX-A를 제때 개통하지 못해 발생하는 운영손실금 등 410억 원의 추가 비용까지 떠안게 됐다.
감사원은 서울시에 국토부와 협의해 GTX-A 전체 노선 연결에 필요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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