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 용역 결과
제주 외국인 카지노 8곳 상당수 경영난
내국인 관광객 출입 허용 방안 등 포함
10년 전엔 지역사회 반발로 논의 무산
제주도가 내국인 카지노 도입에 다시 불을 댕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직전에 있는 카지노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지만, 10여 년 전에도 도입을 추진했다가 지역사회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어 적지 않은 반발과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에는 현재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 중 절반인 8곳이 몰려 있다.
제주도는 제2차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2022∼2026) 수립 연구용역 결과를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은 ‘제주도 카지노업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에 의해 도지사가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하는 것으로, 이번에 제출된 연구용역 결과는 지난달 열린 제주카지노업 감독위원회 심의에서 원안 가결됐다.
용역 결과의 핵심은 강원랜드처럼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도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주도민은 입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연간 이용일수는 12회(월 1회)로 제한됐다. 출입 1회당 최대 이용 가능 금액을 제한하고, 신분증과 함께 항공권 또는 선박승선권 등 교통수단을 증빙자료로 제출하도록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용역 보고서에는 코로나19로 위기를 맞고 있는 제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방안으로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비대면(온라인) 카지노 시스템 구축 방안도 포함됐다. 통신수단을 활용해 카지노에 있는 대리인을 통해 게임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소재지를 현재 5성급 이상 특급호텔에서 회의시설이나 공항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제주도가 내국인 출입 카지노 도입 방안을 꺼내 든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제주지역 카지노업계의 위기감을 반영한 측면이 커보인다. 제주도 카지노는 지난해 2월 무사증 제도 중단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항공편 운항 중단으로 외국관광객 입국이 제한되면서 절반 이상인 5곳이 휴장했다. 제주도 카지노 8곳의 지난해 매출액(잠정)은 690억 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1,903억 원)보다 60% 이상 감소했다. 카지노 입장객 수도 지난해 16만 6,873명으로, 2019년(36만 9,409명) 대비 55% 감소했다.
제주지역 내국인 출입 카지노 도입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주도는 1997년부터 국외 원정 도박에 따른 국부 유출 방지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내국인 관광객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 도입을 추진했다. 2010년에도 도입이 논의됐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이 “사행 심리를 부채질하고 도박 중독 등 부작용이 크다”며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탄광촌 몰락으로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내국인 카지노를 유치한 강원도와 달리, 제주도는 정부를 설득할 논리가 부족하다는 점도 논의를 포기한 이유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등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 검토 단계”라며 “도의회 보고 절차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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