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수 회장, 16일 주가조작 혐의 영장심사
검찰 "시세조종 지시" 권 "공모관계 불분명"
영장 청구서에 '코바나컨텐츠 후원금'도 언급
김건희 계좌관리 '주가조작 선수'도 검거돼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권오수(63)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구속 여부가 16일 판가름난다. 검찰은 권 회장 구속을 발판 삼아 권 회장의 회사 자금 횡령과 코바나컨텐츠 불법 협찬 의혹으로 수사를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가조작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 연루 의혹도 제기된 터라, 권 회장 구속 여부는 김씨로 이어질 검찰 수사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30분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 회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권 회장은 2009년 1월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한 뒤 그해 12월부터 3년간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 회장이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들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회사 주식을 매수한 것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흘리면서 매수를 적극 유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이미 구속기소된 '선수' 3명의 주가조작 행위를 권 회장이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권 회장 측은 “선수들과 권 회장의 공모관계는 불분명하다”며 혐의를 부인하면서,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경찰이 2013년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지만 정식 수사 없이 종결됐고, 시세조종 행위가 2011년 종결됐다고 판단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2011년 이후엔 주식 거래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검찰이 공소시효(10년)를 의식해 무리하게 피의사실을 2012년까지 늘렸다는 주장도 폈다.
검찰은 권 회장의 구속영장 발부를 자신하고 있다. 이날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주가조작 외에도 권 회장의 업무상 횡령 수사에도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검찰은 의혹에 연루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저울질하고 있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들인 주요 거래자 가운데 한 명으로, 시세조종 과정에 주식과 자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권 회장 구속영장 청구서나 앞서 기소된 '선수'들의 공소장에 김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검찰이 김씨가 연루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권 회장의 구속영장에 “코바나컨텐츠 협찬금과 관련해 수사 중”이라고 명시해,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2015~2017년 코바나컨텐츠가 개최한 전시회에 도이치모터스가 협찬금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각종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영장심사를 앞두고 잠적했던 '핵심 선수' 이모(52)씨를 지난 12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과거 김건희씨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지목돼 '김건희 연루설'을 규명할 '키맨'으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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