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보상이라고? 집단소송 가자" KT 보상액에 뿔난 소비자들

18일까지 KT 인터넷 서비스 장애 보상 조회 가능
이용자들 SNS 등에 1,000원 안팎 보상금액 공개
"보상이라는 말이 부끄러운 보상" "집단 소송해야"

한 KT 이용자가 지난달 25일 발생한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에 대한 고객별 보상금액을 조회한 결과 1,236원을 보상받게 됐다. 독자 제공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보상금액이 이게 뭡니까?"

40대 직장인 양모씨는 16일 자신의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에 대한 고객별 보상 금액을 확인하고 황당했다. 지난달 25일 한 시간 이상 스마트폰이 먹통돼 쓸 수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보상금액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양씨뿐만 아니다. 30대 직장인 안모씨는 KT 인터넷 서비스 장애가 있던 날 하마터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할 뻔했다. 해당 병원의 인터넷이 안 돼 1차 접종을 완료했다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결국 다른 날로 다시 예약해서 접종하는 불편을 겪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날부터 KT가 공개한 보상금액을 알아 본 소비자들의 원성이 들끓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피해를 당한 것을 감안하면 보상 금액이 터무니없이 적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일부 KT 이용자들은 자신이 받은 보상금액을 공개했다. KT 인터넷만 사용한 이용자는 500원도 안 되는 보상을 받았고, 인터넷과 모바일, TV를 모두 이용한 소비자도 1,000원 안팎의 보상 금액을 받았다.

불편을 겪은 사례도 넘쳐났다. KT의 인터넷 서비스 장애 당시 중요한 업무를 보지 못하거나, 원격 수업 중이던 학생들이 한 시간 넘게 수업을 듣지 못하는 등 발을 동동 구르던 소비자들이 많았다. 또한 환자의 생명이 달린 병원과 약국뿐 아니라 배달 주문이 빠져버린 식당이나 카페 등 자영업자들도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집단 소송에 들어가야 이런 일 그냥 못 넘길 듯"

KT 홈페이지에 마련된 인터넷 등 서비스 장애 보상 관련 안내.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적은 보상금액에 오히려 더 화가 났다는 소비자들도 수두룩하다. 400원대의 보상금을 받은 한 이용자는 "보상이라는 말이 부끄러운 정도의 보상"이라며 "정말 중요한 일을 못한 분들은 억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집단 소송'을 언급한 소비자들도 있다. 또 다른 KT 이용자는 "집단 소송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면서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KT는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겨도 안일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네티즌들은 "보상금액 보고 실망해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겠다(mse****)", "요금 며칠 미납되면 연체료 따박따박 받아가면서 자기들 잘못에는 돈 주기 싫다는 건가(sam****)", "바로 이런 게 고객을 우롱하는 것(kju****)" 등의 의견도 있었다.

서창석 KT 네트워크 혁신 TF장과 임원진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에서 인터넷 장애 관련 재발방지대책 및 보상안 발표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보상 금액은 KT 고객보상 관련 전담 지원센터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18일까지 조회할 수 있다. 보상은 별도 신청 절차 없이 12월 청구 요금에서 일괄 감면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보상 대상은 무선, 인터넷, 인터넷 전화, 기업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다. 태블릿PC와 스마트워치 등 추가 단말 서비스도 대상에 포함되고, 알뜰폰과 재판매 인터넷 고객도 보상받을 수 있다.

한편 KT는 앞서 1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망 장애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과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다. KT는 고객 보상안과 관련해 개인과 가업 고객의 경우 최장 장애 시간인 89분의 10배를 보상 기준으로 정했으며, 소상공인에게는 10일분이라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