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야 '비호감·반페미' 경쟁은 기회... 심상정, '이여자' 잡고 정의당 구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야 '비호감·반페미' 경쟁은 기회... 심상정, '이여자' 잡고 정의당 구할까

입력
2021.11.16 04:30
수정
2021.11.16 17:02
6면
0 0

"유일한 유력 여성후보로 어깨 무겁다"

심상정(오른쪽) 정의당 대선후보가 10일 한경 글로벌인재포럼 행사에 참석해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오른쪽) 정의당 대선후보가 10일 한경 글로벌인재포럼 행사에 참석해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기회와 '역대급 진영 선거'라는 위기.

본선 완주를 천명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직면한 대선 환경은 이처럼 요약된다. 여야 거대정당 후보의 비호감도가 이례적으로 높은 것은 자신의 인물 경쟁력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진보·보수 진영이 각각 3040세대와 6070세대 지지를 양분한 상황은 제3의 후보가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넓지 않음을 뜻한다.

심 후보가 양당 후보에게 비호감도가 높고 '특정 정당만을 밀어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한 20대를 타깃으로 삼는 것은 그래서다. 다만 "왜 또 심상정인가" "심상정도 기성 정치인 아니냐" 등 20대가 갖고 있는 부정적 인식은 향후 4개월 동안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진보정당 후보 사상 최다득표(201만7,458표·6.2%)를 얻었던 19대 대선의 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느냐에 그와 정의당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3040·6070세대 지지 양분

전문가들은 세대·이념 대결로 진행되고 있는 대선구도를 제3 후보들의 약점으로 지목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양쪽이 치열하게 대결할 때보다, 한쪽 진영이 아예 무너질 때 소신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표 차이가 500만 표 정도 벌어졌던 17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15%가량을 득표했다"고 말했다. 현재처럼 여야 간 접전이 계속될 경우 심 후보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8~10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0대(35%)와 40대(44%)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60대(56%)와 70대 이상(59%)에서 각각 우위를 점했다. 이들 세대에서는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2012년 10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의원이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왼쪽 사진) 두 후보가 2017년 4월 MBC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석한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 10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의원이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왼쪽 사진) 두 후보가 2017년 4월 MBC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석한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명·윤석열, '이남자'바라기 중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의 명칭 교체와 기능 조정을 주장하고 반페미니즘 게시물을 공유하는 등 '이남자(20대 남성) 표심'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세대 대결로 진행되고 있는 대선에서 20대가 최대 부동층으로 떠오르면서다. 실제 지난달 19~21일 한국갤럽 조사 결과, 20대의 이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17%, 윤 후보에 대한 호감도는 9%에 그쳤다. 20대는 앞서 언급된 NBS조사에서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과반을 기록한 유일한 세대였다.

그러나 20대를 겨냥한 두 후보의 접근에는 '남성'만 있을 뿐 '여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심 후보가 16일 한국노총 여성위원회 총회에서 "5년 전만 하더라도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상식이었다""이번 대선에는 여성의 자리, 여성의 목소리가 없습니다. 유일한 여성 유력 후보인 제 어깨가 그래서 엄청 무겁다"고 밝힌 것에도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한 20대 여성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는 오는 18일에는 20대 여성의 우울증 문제를 다루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최근 부쩍 젊은 여성에게 초점을 맞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4·7 보궐선거 '이여자 15%' 표심 어디로?

심 후보와 정의당이 최대 부동층인 20대 중 '이여자(20대 여성) 표심'을 타깃으로 삼는 것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다분히 의식한 측면이 크다. 당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18~29세 유권자 중 남성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72.5%의 몰표를 던진 반면, 여성은 오 후보(40.9%), 박영선 민주당 후보(44%), 기타 후보(15.1%) 등으로 고르게 분산됐다.

정의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여야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던 20대 여성들이 군소정당 후보에 표를 던진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30세대 여성 표심이 이번 대선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을 이탈한 젊은 여성 표심의 상당수를 심 후보가 흡수할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최근 20대 여성에서 심 후보의 지지율이 확연히 두드러진 결과도 나왔다. 7, 8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8~29세 여성의 심 후보 지지율은 14.9%를 기록했다. 심 후보의 전 연령대 평균 지지율(3.7%)의 4배를 넘었다. 정의당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2030세대, 특히 여성들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NBS·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인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