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보름 앞당겨 15일 국경 전면 개방
항공편 확충 태국, 베트남·라오스도 '안간힘'
인도차이나 국가들 간 글로벌 관광객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증가함에 따라, 자국 관광산업을 재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에 불이 붙고 있는 것이다. 태국에 이어 캄보디아도 15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무격리 입국을 전면 실시했고, 베트남·라오스도 굳게 걸어 잠갔던 관광지 문을 다시 개방할 참이다.
이날 크메르타임스 등 동남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캄보디아는 인구 1,600만 명 중 88%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며 "이제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14일의 격리를 요구할 필요가 없어져 국경을 개방키로 했다"고 밝혔다. 총리 지시에 따라, 이날부터 캄보디아 방문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백신 접종 완료증과 비행 전 72시간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진단서만 제출하면 격리시설 이동이 면제된다.
캄보디아 도착 이후엔 공항에서 15~20분가량 걸리는 신속검사가 한 차례 더 실시된다. 음성이 나올 경우 자국 전역에 대한 자유로운 여행이 보장된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중앙정부는 전날 전국의 모든 행사를 허용했다. 유흥주점(가라오케)과 클럽 등은 이달 말까지 영업이 제한되나, 관광객 입국 상황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정상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관계 당국은 이날 현행 외국인 입국 예치금 2,000 달러(약 236만 원) 지불 및 코로나19 보험 가입 의무 조항을 수정·삭제하기 위한 실무 회의도 열었다.
캄보디아의 무격리 입국 결정은 당초 계획보다 보름가량 앞당겨 이뤄졌다. 인접국 태국이 이달 초 먼저 외국인 관광을 허용하자, 더 늦기 전에 시장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훈센 총리는 "이미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도 무격리 입국을 실행 중"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을 통해 국가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서라도 신속히 국경 재개방을 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캄보디아 관광 수입은 코로나19 시대 이전 대비 5분의 1에 불과한 10억 달러(약 1조1,790억 원)에 그쳤다.
캄보디아의 '추격'에 태국 정부는 더 적극적인 개방 정책으로 응수했다. 유럽과 중동의 항공사의 요구에 부응, 자국 관광지를 오가는 비행편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보건당국 또한 수도 방콕의 주류 판매 허용 식당 수를 확대키로 했다. 베트남은 이달 중 푸꾸옥섬 시범 개방 준비에 한창이며, 라오스도 주요 관광지 운영을 위한 최종 방역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를 제외한 인도차이나 4개국 모두 관광산업이 재개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 의지와 달리, 인도차이나 국가들의 코로나19 감염세와 방역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캄보디아는 전날 55명의 신규 확진자만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나, 무작위 검사 중단에 따른 '허수'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여행 중 전염병에 감염될 경우 치료할 병원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캄보디아는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0.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7개)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베트남은 전날 8,17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달 들어 감염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푸꾸옥이 위치한 끼엔장성도 200~300명대의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같은 날 확진자 981명이 발생한 라오스도 수도 비엔티엔과 관광지 루앙프라방에 감염자들이 몰려 있어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일일 확진자 1만 명대 밑으로 내려 선 태국(7,079명)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러나 이미 입국한 4만4,774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52명이 양성판정을 받아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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