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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유가 쇼크’ 전기차·수소차 수요 폭발…“내연기관 종말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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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유가 쇼크’ 전기차·수소차 수요 폭발…“내연기관 종말 빨라지나”

입력
2021.11.15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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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인천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인천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내년에 수소전기 트럭이 출시되면 당장 바꾸려고 합니다."

대구에서 대형 화물 운송업에 29년째 종사 중인 박모(63)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지난주 요소수 때문에 트럭 운행을 3일이나 쉬면서 큰 손실을 본 분노가 음성에 그대로 묻어나왔다.

박씨는 평소 열흘치 요소수를 준비해둔 덕에 이달 초까지는 타격을 입지 않았다. 하지만 요소수 품귀가 장기화되고 마트나 주유소에서는 구할 수 없게 되면서 피해를 당한 것이다. 박씨는 "수소전기 트럭은 친환경적이고 '요소수 대란' 같은 변수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차를 바꾸면 유류비도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요소수 대란에 유류비까지 고공행진을 하자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까지 내연기관 대신 전동화 차량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내년 상반기에 대형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 FCET'를 국내에 출시한다. 현재는 유럽으로 전량 수출하지만 내수 수요가 점차 높아지면서 판매를 결정했다. 특히 요소수 대란 이후 구매 문의가 몇 배 늘었다는 후문이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 FCET' 2021년형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대형 수소전기 트럭 '엑시언트 FCET' 2021년형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한 엑시언트 FCET에는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킬로와트(㎾)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476마력)급 구동 모터가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 수소 충전 시간은 8∼20분(수소탱크 외기 온도에 따라 차이)이다. 기존 디젤 트럭과 비슷한 성능을 내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 현대차는 국내 출시를 위한 환경부의 소음·배출가스 인증도 최근 완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부터 국내에 판매해도 생산량이 많지 않고 수소 충전 인프라를 감안하면 법인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며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1톤 전기 트럭 '포터2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1톤 전기 트럭 '포터2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제공

전기 트럭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 전기 트럭을 시범 도입해 운행해 본 CJ대한통운, 쿠팡 등이 내년부터 대량 구매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포터 일렉트릭' '봉고EV' 생산·판매계획 수립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소상공인과 중소 배달업체의 전기 트럭 구입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요소수 부족으로 전기 트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물량 자체가 적어 전기 트럭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EV는 신규 영업용 번호판 무상장착이 허용돼 이미 수요가 넘치기도 했다. 화물차는 승용차와 달리 '총량제'가 적용돼 기존 영업용 번호판을 매입해서 부착해야 한다. 최근 번호판 가격은 2,000만~3,000만 원대로 알려졌다.

반면 1.5톤 미만 전기 화물차는 정부가 한시적으로 신규 영업용 번호판을 허용,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EV는 올 들어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87.3% 증가한 2만1,940대가 판매됐다. 반도체 수급난에 요소수 대란까지 겹치면서 두 차량의 평균 대기 기간은 6, 7개월에 이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나 인센티브보다 요소수 품귀라는 사태가 친환경차 전환에 더 큰 자극을 주는 모습"이라며 "요소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승용차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상용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보급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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