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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무서운 '폐렴', 사망 원인 3위 올라

입력
2021.11.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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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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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은 암이나 뇌혈관 질환처럼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고령층에서는 암보다 무서운 질병이다.

2020년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국내 인구 10만 명당 43.3명이 폐렴으로 사망했다. 암(160.1명), 심장 질환(63.0명)에 이어 사망 원인 3위로, 뇌혈관 질환(42.6명)보다 많다. 2019년 45.1명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2008년 11.1명과 비교하면 12년간 4배 가까이 늘었다. 암이나 뇌혈관 질환 환자도 마지막에는 폐렴에 걸려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김경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학 발달로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특히 고령층을 중심으로 폐렴이 중요한 사망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폐렴 예방을 위해서는 폐렴구균 예방백신 접종과 함께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했다.

◇폐렴, 고령층에 치명적… 국내 사망 원인 3위

11월 12일은 ‘세계 폐렴의 날(World Pneumonia Day)’이다. 폐렴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높이고 폐렴 치료를 위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아동폐렴글로벌연합이 2009년 제정했다. 아동폐렴글로벌연합은 전 세계 140여 개의 비정부기관(NGO), 사회기관, 학교, 정부기관이 모여 설립된 단체다.

폐렴은 말 그대로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원인은 폐렴구균이다. 면역력이 높은 사람은 폐렴구균에 감염되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에서 감염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폐렴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도 쉽게 치료된다. 하지만 고령층은 폐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져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자 중 90% 정도가 65세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위험군인 임신부나 고령인ㆍ어린이의 경우 폐렴에 걸리면 절반 이상이 입원 치료를 받는다.

김경훈 교수는 “폐렴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 입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폐렴의 중증도나 사망 위험도를 고려해 입원 또는 외래 치료 여부를 적절하게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폐렴이 특히 무서운 이유는 2차 감염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이 패혈증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폐렴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평소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 후 손을 깨끗이 씻는다. 또 규칙적이고 영양 높은 식사,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한다.

폐렴 고위험군은 예방백신이 도움이 된다. 폐렴 예방백신을 맞으면 폐렴구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에서 75%까지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5세 이상 백신 접종하면 75% 예방

국내에서 접종되는 폐렴구균 백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종류의 원인 균 중에서 폐렴을 가장 잘 일으키는 23개 폐렴구균 항원을 가지고 있다. 65세 이상은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일생에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권고된다.

김경훈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의 경우 75%, 당뇨병·심혈관계 질환·호흡기 질환자 같은 만성질환자는 65~84% 정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흡연자나 만성질환자도 고위험군에 속한다”며 “자녀를 키우고 있거나 65세 이상과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도 전염 가능성을 고려해 예방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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