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부 치어 죽게 한 '만취 과속 벤츠' 30대, 1심에서 징역 7년

재판부 "음주운전 재범에 유족 용서도 못 받아"

서울동부지법. 한국일보 자료사진

심야에 만취 상태로 벤츠 승용차를 몰다 60대 인부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박소연 판사는 12일 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사(일명 '윤창호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권모(31)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권씨는 올해 5월 24일 새벽 2시쯤 성동구 뚝섬역 인근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방호벽 교체 공사를 하던 일용직 노동자 A(60)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시 권씨는 제한속도가 낮은 교차로를 시속 148㎞로 달리고 있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8%였다. 권씨는 지난해 4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형사처벌 전력이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위험운전치사는 고의범죄인 살인죄와는 달리 과실 범죄"라며 "법정형도 살인죄보다 낮게 규정돼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올해 9월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권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권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7월 1일부터 선고 전날까지 법원에 반성문을 16차례 제출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