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 좋아요." 데뷔 20년차 이선균은 여전히 현장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배우다. 영화 '기생충'으로 K-콘텐츠 열풍의 포문을 열었던 이선균이 '닥터 브레인'으로 전 세계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됐다.
지난 10일 이선균은 본지와 화상으로 만나 애플티비플러스 '닥터 브레인'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20년 영화 '기생충'으로 영예를 안았던 이선균이 다시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나게 된 소감은 어떨까.
먼저 이선균은 김지운 감독과의 협업이 가장 큰 성과로 남았다면서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촬영 현장에서 김지운 감독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자신의 염원을 이뤘다.
감정 없는 뇌과학자, 레퍼런스는 김지운 감독
촬영 전부터 이선균은 감정이 없는 뇌과학자 고세원 역을 두고 '쿨'하면서 말수가 적은 레퍼런스를 찾았다. 이선균은 "드라마를 끌고 가는 입장에서 어떻게 톤을 잡을지 고민을 했다. 쿨하지만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 어딨나 했는데 김지운 감독님이 딱 그 캐릭터"라면서 예찬론을 이어갔다.
이선균은 작품을 위해 뇌과학 분야 박사의 자문을 받았다. 또 김지운 감독과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서서히 입었다. 매 순간 몰입했고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고세원 역과 실제 성격의 간극을 두고 "저는 무모하거나 용감하지 못하다. 실제로는 기계치"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닥터 브레인'은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
이 과정에서 이선균에게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은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남았다. 정확한 포인트를 디렉팅하고 자신의 드라마를 책임지고 완벽하게 만드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다는 소감이 이어졌다. 이선균은 '닥터 브레인'을 두고 "남들에게 당당하게 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 필모그래피에 올라왔다"면서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닥터 브레인'은 영화 '기생충' 이후의 차기작이 됐다. 글로벌 팬들을 만나는 두 번째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이선균은 "'기생충' 이후 우연찮게 전 세계적으로 선보이는 '닥터 브레인'이 차기작으로 공개됐다. '기생충'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받으며 영광이었다.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변화, 연기적 영향 없어
이선균에게 플랫폼의 변화는 큰 영향으로 남지 않았다. 영화, 드라마를 다방면으로 경험했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애플티비플러스의 첫 시리즈인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현장에서 역할을 맡는 모든 배우들은 각자의 책임감으로 작업에 임한다. 그리고 이선균은 자신의 책임감을 즐기는 연기자 중 하나다.
앞서 김지운 감독은 이선균을 두고 "흔들리지 않는 배우"라는 극찬을 던진 바 있다. 이선균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김지운 감독님이 현장에서 칭찬을 많이 안 해주시는 편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더 좋다. 당연히 제가 끌고 가는 역할이니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 작품에 성실히 임하는 생각과 태도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생충'에 이어 '오징어 게임'까지 전 세계 중심에 우뚝 선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선균은 "'기생충'에 이어 2년 만에 또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게 됐다. 너무 기쁘다. 겹겹이 많이 쌓였다. 방탄소년단 음악과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겹겹이 쌓여서 OTT로 증폭됐다. 한국만의 흥과 문화를 새롭게 보는 것 같다. 한시적이지 않고 오랫동안 한국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면서 소망을 드러냈다.
'기생충' 외에도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성난 변호사' 등 이선균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001년, 연극 '록키호러쇼'로 데뷔한 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중이다. 이선균은 자신을 향한 뜨거운 러브콜들을 현장에서의 진지한 태도로 답했다.
"현장이 좋아요. 연기하면서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주어지는 숙제가 있는 것이 원동력이 됩니다. 함께 고민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게 제겐 너무나 큰 동력이죠. 한 가정의 가장, 아빠로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것도 동력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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