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체력 바닥난 구단, 대규모 정리 불가피
프로야구 구단의 혹독한 겨울나기가 시작됐다.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팀을 중심으로 선수단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대거 선수들 방출이 이뤄졌다. 2년 연속 구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역대급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정규리그가 지난달 30일 종료되기 직전 NC KT 키움 KIA 롯데 SSG 한화 등 7개 구단에서 56명을 웨이버 공시했다. 이후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은 팀 개편과 함께 선수들에게 내년 시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하고 있다. 9일 기준으로 재계약 불가 선수만 100명(웨이버 공시 포함)에 달한다. 구단별로는 SSG가 15명으로 방출자가 가장 많고, 한화 키움 KT 삼성이 각각 12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KBO 관계자는 “웨이버 공시는 시즌 종료 전까지 가능하다. 내년시즌 계약하지 않는 선수에 대한 보류선수 명단은 이달 25일까지 접수받으며 30일 공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출 결정은 성적 부진에 따른 구단 개편과 동시에 이뤄졌다. SSG는 가을야구가 좌절되면서 외야수 고종욱을 비롯, 정의윤, 신재웅, 정영일 등 주전선수를 대거 포함한 방출과 동시에, 단장 산하에 데이터센터와 퓨처스 R&D센터를 구축하며 선수단 전력 강화에 나섰다.
KIA의 경우 감독을 비롯해 단장, 사장까지 동시 퇴진시키며 주축 선수인 심동섭, 변시원, 차명진, 나주환 등을 방출시켰고, 이어 8일 황윤호, 김영환, 양승철 등 3명에게 계약 불가 의사를 통보했다.
정규리그 10위를 차지한 한화는 투수 정인욱, 외야수 정진호 등 12명을 이미 지난달 웨이버 공시했고, NC는 리그 종료와 함께 최금강, 이원재, 김준완 등을 대거 정리한 데 이어 지난 2일 개국 공신인 김진성, 임창민, 박진우 등을 방출시켰다.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롯데도 오현택, 김건국, 노경은 등 스타 출신 선수들과 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에 합류한 구단에서도 정리해고는 이뤄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키움은 외야수 허정협 등 12명, 삼성은 투수 임현준 등 12명, KT는 투수 이보근 등 12명, LG는 4명 등과 각각 이별했다. 수도권의 한 구단 관계자는 “매년 신인들과 계약이 이뤄진 뒤 거치는 과정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자리를 내줘야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방출자에게는 타 구단 재입단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예년과 달리 선택의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2년 연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관중을 제한적으로 받는 등 구단들의 재정이 극도로 악화한 탓이다. 가을야구를 끝낸 뒤 추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방의 한 구단 관계자는 “두산을 비롯한 상당수 구단들이 아직 내년 운영 방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도 역대급 구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아직 꽃피우지 못한 유망주에 대한 대대적 방출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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