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세대 단지 내 학교용지 신설 불투명
인접 달전초 과밀로 도보 8㎞ 거리 용흥초 배정
시행사별 입장차로 공동 부담 조기 신설 불발
이달에만 3,520가구를 분양하는 경북 포항시 경제자유구역 내 ‘펜타시티’에 입주가 시작되면 초등생들은 걸어서 왕복 16㎞가 넘는 학교를 다녀야 할 위기에 처했다. 단지 내에 초등학교 설립 예정 부지는 확보돼 있지만, 입주 때까지 신설 계획이 없다. 인접한 달전초는 더 이상 수용이 불가능하다. 입주민들은 장거리 통학에 따른 사고위험은 물론 자녀 태워주기에 곤욕을 치를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펜타시티에 들어서는 공동주택 4,042가구의 초등 자녀들은 단지 내 학교 개교 때까지 용흥초를 다녀야 한다. 1.5㎞ 떨어진 곳에 달전초가 있지만, 일대 택지개발로 이미 과밀학교라 더는 수용할 수 없다.
용흥초는 펜타시티와 직선 거리로 4㎞ 이상, 도보 길은 8㎞ 이상 거리에 있다. 어린이 걸음으로는 2시간은 족히 걸린다. 학교와 단지 사이에는 야산과 국도 28호선, 31호선에다 익산포항고속도로와 접한 2개의 인터체인지(IC) 등으로 도보 통학은 불가능하다.
펜타시티에는 1만7,500㎡의 초등학교 부지가 있지만 지금 당장 설립이 결정돼도 아파트 준공 1년은 지나야 가능하다. 학교 건립을 심사하는 교육부 중앙투·융자심의위원회에 계획안을 제출하려면, 주택 4,000가구 이상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펜타시티는 전체 아파트 물량 총 4,042가구 가운데 3,520가구가 이달 분양하고, 나머지 522가구는 내년 초 입주자를 모집한다. 초등학교 한 곳이 들어서는데 4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야 2026년 학생을 받을 수 있다. 펜타시티 아파트 4,042가구의 준공 예정일은 2024년 10~11월로, 초등학교 개교와 1년 이상 차이 난다.
학교 설립을 앞당기기 위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아파트 시행사, 포항교육청은 신축비용 공동부담 등을 논의했다. 지난 8월 포항 남구 오천읍 용산지구와 북구 흥해읍 초곡지구는 각각 아파트 사업 시행사가 학교를 지어 기부하는 조건으로 초등학교 신설을 확정했다. 하지만 펜타시티는 시행사 3곳의 분양 시기가 각기 다른데다 교육부의 승인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합의하지 못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학교) 신설을 허락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면, 펜타시티 내 아파트 시행사들도 비용 부담에 적극 나섰을 것”이라며 “학교 문제로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댔지만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포항교육청은 펜타시티 아파트 시행사에 학교 개교 때까지 통학버스를 운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신설이 급해 아파트 회사에 비용 부담 방안을 제안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순 없는 일”이라며 “통학대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펜타시티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포항 북구 흥해읍 대련리와 이인리 일대 면적 147만8,998㎡에 조성된 경제자유구역으로, 정확한 명칭은 융합기술산업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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