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오픈 이후 접속 2만명 넘어
오픈 이후 1685건 처리, 이용자 증가 기대
전화 민원 응대 포기 23.1%, 민원 분산 시
상담 효율 증가도, "지속 개선하겠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동부수도사업소.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중랑구 등 135만여 명의 상수도 민원을 담당하는 민원총괄팀 전화가 쉴 틈 없이 울리고 있었다. 입사 1년 4개월차 이형주(29) 주무관도 전화와 씨름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이 주무관은 "이사철이나 손 없는 날 등 바쁠 땐 하루 평균 100~120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 직원들은 악성 민원 전화도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 연결 지연, 누수, 요금 과다 청구, 고지서 미송달 등 문제를 제기하는 민원인들은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정된 인력의 일선 사업소에선 전화 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비대면 민원처리 시스템인 챗봇 '아리수톡'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민원 처리 담당자들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이 주무관은 "시행 초기지만 일부 전화 상담이 아리수톡으로 분산되고 있고, 아리수톡으로 상수도 민원을 해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상담 경로가 넓어지면 민원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5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아리수톡은 이사정산, 요금문의, 누수, 자동납부 신청 등 상수도 관련 민원 40여 종에 대해 24시간 대응, 처리한다. 민원인이 채팅창에 단어나 문장 등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이 추천 답변을 안내한다. 오픈 이후 2만1,000여 명이 접속했고, 1,685건이 처리됐다. 아직 전체 민원 처리에서 약 1.7% 수준이지만 본부는 앞으로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수도사업본부 8개 사업소로 걸려온 전화는 총 126만7,821건. 이 중 응대 포기는 총 29만2,755건으로 23.1%에 이른다. 대다수가 전화 연결 지연에 따른 것으로, 아리수톡이 활성화하면 이 같은 불편도 줄어들 전망이다.
아리수톡에 대한 반응은 공인중개사무소에서 가장 뜨겁다. 상수도 요금이나 이사 정산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희 민원분석과 주무관은 "공인중개사들이 매물 관리를 하며 간편히 요금 처리를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며 "공인중개사협회 등과 연계한 홍보 활동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전화 상담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전자기기 사용이 어려운 노인 등 취약계층에 전화는 필수. 이 때문에 본부는 상담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AI 상담 도우미’ 시스템도 구축했다. AI가 통화내용을 실시간 자동 분석해 직원에게 추천 답변을 제시한다. 향후 음성인식률을 개선해 상담 시간을 줄이고 업무 효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태균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민원응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 작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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