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은 이후 서울 중저가 아파트 상승률 ↓
'대출 금지선' 주택 밀집한 강남권은 신고가
'똘똘한 한 채' 위주로 고가 지역 상승 지속될 듯
금융당국이 지난달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돈줄 조이기가 '똘똘한 한 채'를 찾는 현금부자보다는 중저가 주택 실수요자 위주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5%다.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 중단이 가시화된 8월의 주간 상승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상승률이다.
지역별로는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8월 첫째 주 대비 상승폭이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노원구(0.37%→0.15%) △도봉구(0.26%→0.09%) △관악구(0.24%→0.09%) △중랑구(0.21%→0.09%) 등이다. 반면 △서초구(0.2→0.25%) △강남구(0.18%→0.21%) △강동구(0.14%→0.16%) △송파구(0.22%→0.21%) 등 강남권은 같은 기간 상승폭이 오히려 커지거나 소폭 감소에 그쳤다.
차이는 민간 통계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9월 넷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상승률이 0.82%까지 치솟았던 강북구는 이번 주 0.08%로 줄었다. 도봉구는 8월 넷째 주 0.57%에서 이번 주 보합(0.0%)으로 돌아섰다.
강남권은 '거래절벽' 속에서도 신고가 계약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한 달 만에 2억9,000만 원 오른 38억 원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삼성동 중앙하이츠빌리지 전용 152㎡와 재건축 이슈가 있는 도곡동 개포우성5차 전용 70㎡도 각각 37억 원과 21억 원에 신고가 계약을 맺었다.
이는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책의 사정권이 고가 주택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영향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4구'의 아파트값 평균은 이미 지난 6월(15억1,758만 원) 주담대 제한선인 15억 원을 넘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 매수세가 몰린 서울 외곽 등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에 비해 대출 규제의 충격이 적을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 규제가 지속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쏠리는 것도 이유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은 재건축 예정 단지들이 많고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 등 정부의 적극적인 주택 공급대책으로도 수요를 분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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