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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한달] '청년' 짝사랑... "反윤석열, 내게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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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한달] '청년' 짝사랑... "反윤석열, 내게 오세요"

입력
2021.11.10 09: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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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달 10일 대선후보가 된 후 지지율이 한 달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컨벤션 효과'를 업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상승세를 그저 바라봐야 하는 처지다. 당장은 윤 후보를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다. 이 후보 스스로 대장동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에 발이 묶인 탓이다.

진보는 보수로, 보수는 진보로 확장하는 것은 통상적인 선거 전략이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보수 표 끌어안기에 공을 들였다. 이 후보는 대신 2030세대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청년, 청년... 한 달간 집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학 진흥관에서 열린 제20회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경북대 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인문학 진흥관에서 열린 제20회 대선후보 초청 강연회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경북대 학생들과의 대화'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 후보의 공식 일정 21건 가운데 청년 관련 일정은 8건(38.1%)에 달했다. 3일 웹툰 작가와의 만남 → 4일 개미 투자자와 코드를 맞추기 위한 한국거래소 방문 → 5일 경북대 학생들과의 대화 → 6일 서울 동대문 청년공유주택 방문 등 '1일 1청년' 일정을 소화했다. 정책 메시지의 타깃도 청년이었다. '동학개미' 표심을 의식해 가상자산(암호화폐) 과세 유예를 약속했고, "상상이 잘 안 되는 대규모 주택공급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17년 4월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17년 4월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의 문 대통령과는 다른 선택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 초반 보수층에 구애했다. 대선후보 첫 공식 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을 참배했고, 경기 공군작전사령부를 찾아 안보 메시지도 냈다.

반면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지난 5일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보수 유권자 공략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

"윤석열 이탈한 홍준표 지지자에 열려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한 청년으로부터 손편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한 청년으로부터 손편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가 '청년'에 집중하는 데 대한 한 측근의 설명. "2030세대의 유난히 낮은 지지율이 이 후보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다만 윤 후보도 인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가 먼저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윤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에 이 후보 측은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고, 반(反)윤석열 정서를 가진 2030세대가 이 후보의 1차 타깃이다. 이 후보는 8일 ‘2030 남성이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이유’를 분석한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선대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기도 했다.

이재명의 청년 공략 '딜레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세대 남성들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정책에 실망하고, 조국 사태에 분노하며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이 후보가 이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려면 문재인 정부의 기본 가치와 노선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수준의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 주류인 친문재인계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2030세대는 기본소득을 비롯한 이 후보의 보편복지 정책에 대한 반감도 크다. 지난달 20, 21일 문화일보·모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의 75.2%가 기본소득에 반대한다고 했다. 전 연령대에서 반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절차적 공정과 능력에 따른 보상 체계를 강조하는 2030 세대가 이 후보의 기본소득 철학을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강진구 기자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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