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서 열리는 COP26에서 연설
불참한 시진핑 중국 주석·푸틴 러시아 대통령 겨냥
"세계 최대 배출국 중·러시아... 긴급성 부재해 보여"
파리 기후협약 체결의 중추 역할을 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파리 기후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했다는 이유다. 정상이 불참한 러시아와 중국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회의장을 찾아 연설하면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파리 협약 탈퇴에 관해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11월 공식적으로 파리 기후협약 탈퇴 절차를 개시해 2020년 11월 공식 탈퇴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탈퇴일인 11월 4일 바로 전날인 3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파리 협약에 미국을 재가입시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기후는 정말로 시간이 부족한 문제”라면서 “세계 최대 배출국인 두 나라,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들이 참석을 거절한 데다 이들의 국가적 계획에는 긴급성이 위험할 정도로 부재한 것처럼 보여 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 2일 양일간 열린 COP26 정상회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불참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스스로를 하와이에서 나고자란 “섬 아이”라고 표현하면서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는 섬나라들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하와이의 속담을 예로 들며 “카누를 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일제히 노를 저어야 한다”고 기후변화 대응의 협력을 강조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행동에 속도를 낼 것도 주문했다. 그는 “섬은 탄광의 카나리아(위험을 먼저 알려주는 경보) 같다”며 “우리가 과감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너무 늦고 말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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