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6년 만에 삼성과 가을야구 대결
LG, 2년 연속 두산 앞에 PO 좌절
코로나19 시대 첫 만원 관중
두산이 공수에서 맹활약한 정수빈을 앞세워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서 LG를 꺾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서막을 열었다.
두산은 7일 올 시즌 처음으로 만원 관중(2만3,800명)이 들어찬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를 10-3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정규시즌 2위 삼성과 9일부터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양 팀은 김태형 두산 감독이 부임한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두산이 4승 1패로 우승한 바 있다. 이후 두산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반면 LG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0년대 치른 두산과 4차례 가을야구에서 한번도 웃지 못했다.
1번 정수빈과 2번 호세 페르난데스가 중심타선 같은 '테이블세터' 역할을 했다. 정수빈은 쐐기 3타점 3루타를 포함해 3안타 4타점, 호세 페르난데스는 결승 투런포 등 3안타 4타점으로 폭발했다.
특히 정수빈은 공수에서 선봉에 섰다. 1회초 LG 선발 임찬규의 129㎞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로 첫 출루를 했고, 이어 페르난데스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선제 득점을 올렸다. 정수빈은 4회초 2사 1ㆍ3루에서도 적시타를 쳤고, 5회에는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루타를 치며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정수빈은 이 3루타로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3루타 타이기록(5개)을 작성했다.
정수빈은 수비에서도 ‘슈퍼 캐치’로 팀을 대량 실점 위기에서 구했다. 1회말 LG 톱타자 홍창기가 친 중견수 방면 안타성 타구를 몸을 앞으로 내 던지며 잡아냈다. 2회말에도 구본혁의 짧은 타구를 다시 다이빙캐치로 포구해 흐름을 LG에 내주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 김민규가 1회말부터 1실점 하며 흔들리자 이영하를 2회부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김 감독이 경기 전 “초반에 점수를 내주면 힘들 것 같다”고 밝힌 대로 조기에 구원진을 가동한 것이다. 이영하는 5회까지 4이닝 동안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이끌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잘해줘서 올라가게 됐다"면서 "필승조들을 초반부터 써서 이닝을 길게 가져가려고 했다. (이)영하가 너무 잘 던졌다. 승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이게 가장 주효했다"고 승리의 원동력을 꼽았다.
류지현 LG 감독도 선발 임찬규가 3회 박계범에게 2루타를 맞은 데 이어 페르난데스에게 높은 직구를 던져 2점 홈런을 내주자 1차전 선발 앤드류 수아레즈를 투입했다. 그러나 수아레즈가 4회초 추가 점수를 허용해 1-4가 됐고, 이어 등판한 LG의 막강 불펜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5회 투입된 김윤식 이정용 진해수가 6점을 더 내주며 1-10으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는 갈렸다. 류 감독은 "준비한 운영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카드로 썼다. 결과에 대한 것은 감독의 몫이 아닌가 싶다"라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초반에 큰 점수차로 끌려가면서 LG 타선도 2차전과 달리 침묵했다. 5회까지 잔루를 10개나 남겼다. LG는 6회말 이영빈의 2루타에 이은 서건창의 2루수 땅볼로 1점을 추가했고, 승부가 기운 9회말 채은성의 2루타로 추가점을 뽑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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