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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 사전에 내로남불은 없다"... 文·조국·추미애 동시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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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 사전에 내로남불은 없다"... 文·조국·추미애 동시 저격

입력
2021.11.06 00: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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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연설로 본 윤석열 집권 구상]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
그걸 무너뜨린 나는 공정의 상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된 후 당 점퍼를 입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된 후 당 점퍼를 입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내 사전에 ‘내로남불’은 없을 것이다.”

5일 국민의힘 대권 도전자로 낙점받은 윤석열 후보의 첫 일성은 “책임지는 대통령”이었다. 자신을 탄압하고 정치로 이끈 조국ㆍ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상징으로 싸잡아 비난하며 대립각을 선명하게 세웠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을 ‘상식 대 비상식’ ‘합리주의자 대 포퓰리스트’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정권교체의 목표로 “부패와 약탈 정치 종식”을 선언했다.

"나는 조국·추미애 무너뜨린 공정 상징"

윤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구체적 비전을 밝히기보다 정부ㆍ여당 비판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반(反)문재인 세력의 대표 주자로 유권자들에게 정권심판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발탁한 검찰총장인 탓에 여권이 공격하는 ‘배신자 프레임’을 돌파하려는 목적도 있다. 그는 “나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스스로를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치명적 아픔” 등으로 포장하며 대권 도전은 부도덕한 정부 탓에 이뤄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약탈의 나라’로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부동산 폭등은 ‘재산 약탈’, 악성 포퓰리즘은 ‘세금 약탈’, 1,000조 원이 넘는 국가채무는 ‘미래 약탈’로 각각 이름 붙였다. 대선 맞상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역시 뿌리 뽑아야 할 “거대 부패 카르텔”로 지목했다. “정권교체를 하지 않으면 국민 약탈이 노골화되고, 상시화되고, 구조화되기 때문에” 자신의 대선후보 선출은 “특권과 반칙을 바로잡으라는 명령”이라는 논리다.

'전두환 실언' 거듭 사과... "곧 광주 갈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선출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본선 경쟁력에 대비한 ‘국민 통합’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윤 후보는 “문 정권은 이 나라를 국민 편가르기로 분열시켰다”면서 “낡은 이념의 옷을 벗어던지고 자유민주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경선 때와 달리 ‘전두환 옹호’ 논란 등 잇단 실언에도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는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국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도 했다. 사과드리고 질책 받고 책임지는 게 더 필요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첫 행보로 1박 2일간 광주를 찾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윤 후보는 또 치열했던 경선 후유증을 의식한 듯 ‘원팀’ 정신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그는 “정권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면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일일이 거명했다. 이어 “경선 과정에서 혹여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너그러이 이해하고 용서해달라”며 양해를 구한 뒤 “세 분의 꿈과 비전을 받들겠다”고 했다. 화해의 손짓으로 경쟁자들의 주요 공약을 대선 공약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취약층 복지 집중"... 李와 '차별화' 시동

상대적으로 “부동산 대수술”을 공언한 이재명 후보의 수락연설처럼 뚜렷한 정책 비전은 연설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성장과 분배는 한 몸”이라며 규제 혁파와 4차 산업혁명 지원을 통해 성장 위주의 경제운영 방침을 약속했다. 교육 정책도 미래 경쟁력과 연계된 ‘창의성 교육’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외교ㆍ안보 정책과 관련해선 “국제사회와 철저한 공조로 비핵화를 더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국익에 기반한 ‘실용외교’를 표방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진짜 약자를 도와야 한다.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겠다”며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과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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