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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방탄소년단, 영어 노래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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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방탄소년단, 영어 노래도 좋지만

입력
2021.11.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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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행보를 두고 볼멘 목소리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빅히트 뮤직 제공

최근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행보를 두고 볼멘 목소리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빅히트 뮤직 제공

전 세계를 무대로 한 그룹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신곡만 냈다 하면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핫100'과 '빌보드200' 정상을 휩쓸 정도니, 이제는 이견 없는 글로벌 팝스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국 대중문화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은 방탄소년단의 질주에 팬들의 소속감과 아티스트에 대한 자부심이 커진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최근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행보를 두고 볼멘소리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이유가 뭘까.

▲ '다이너마이트'→'PTD'로 굳힌 글로벌 위상

이같은 목소리는 일부 국내 팬들 사이에서 시작됐다. 골자는 '잇따른 영어곡 발매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발매한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K팝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정상에 올랐다. 이후 같은 해 연말 디럭스 앨범 '비(BE)'를 발매했던 방탄소년단은 올해 5월과 7월 새 영어 싱글 '버터(Butter)'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이하 'PTD')를 발매하며 글로벌 인기 행보를 이어갔다.

성과는 '역대급'이었다. '버터'와 'PTD' 모두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다이너마이트'와 함께 차트 상위권 장기집권에 성공하며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팝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폭발적인 인기 속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라는 꿈의 벽도 넘었다.

월드와이드 아이콘으로서 날개를 달고 순항하던 방탄소년단이 드디어 글로벌 시장의 '완벽한 주류'로 안착한 셈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팬들의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 역시 이맘때부터였다.

▲ 뜨거운 비상 속 아쉬움의 출처는

방탄소년단이 본격적으로 영미권 진출에 나서기 전부터 이들의 노래를 들어왔고, 이들의 글로벌 성장을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했던 국내 팬들이 아쉬움을 자아낸 건 글로벌 활동을 위해 약 1년 여간 영어곡 발매, 해외 활동 주력을 고수했던 방탄소년단의 행보였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후 청춘의 단면을 그린 '화양연화' 세계관을 중심으로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윙스(Wings)' '러브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 등을 발매하며 국내외 팬덤을 쌓아왔다.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작은 먼지처럼/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네게 닿을 수 있을 텐데"('봄날' 中), "무대 뒤 그림자 속의 나 어둠 속의 나/ 아픔까지 다 보여주긴 싫었지만/ 나 아직 너무 서툴렀기에"('둘! 셋!' 中), "쓸모 있어 이 좌절도/ 난 믿어 우린 바로 가고 있어/ 언젠가 우리가 찾게 되면/ 분명 한 번에 집으로 와 개미처럼"('로스트(Lost)' 中) 등 멤버들의 솔직한 고민과 감정들이 담긴 가사는 팬들에게 울림을 줬고,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는 이들의 계단식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그렇다고 지금 방탄소년단의 메시지가 멈췄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방탄소년단이 음악에 담아내던 메시지는 더욱 분명하고 긍정적으로 진화했고 무대는 세계로 확장됐다. 하지만 '한국어 가사로도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쌓아왔던' 방탄소년단에 대한 방탄소년단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토로하는 팬들도 늘어났다.

그 사이 디럭스 앨범 '비'를 통해 타이틀 곡인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을 비롯해 한국어 수록곡들을 선보이긴 했으나, 연말 시상식 무대를 제외하면 '라이프 고즈 온' 관련 활동이 이루어진 곳 역시 해외 무대였다는 점도 아쉬움을 자아낸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미국 현지의 유명 토크쇼와 시상식 등을 통해 '라이프 고즈 온'의 무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이너마이트'의 글로벌 히트 이후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컴백 간담회를 제외하곤) 더욱 영미권에 집중돼 왔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 노래는 계속 되기에

물론 세계 음악 시장에서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 보다 효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성과를 거두기 위한 방향을 외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재 이들이 'K팝 대표 그룹'으로서 행사하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어쩌면 이러한 글로벌 행보가 결과적으로 방탄소년단이 지향해야 할 길일 수도 있다. '지금'의 방탄소년단에게 무조건 '과거'의 향수를 바랄 순 없다는 이야기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팬들의 목소리가 말하는 '핵심'이다. '한국어 가사, 국내 활동'에 대한 갈증은 결국 방탄소년단만의 감성을 담은 곡들과 보다 밀접한 소통에 대한 바람으로 귀결된다. 글로벌 시장 점령과 주류 음악 시장에서의 입지 확장 역시 중요하지만, 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결국 '방탄소년단다움'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멤버들의 입대가 코 앞까지 다가왔다고 하더라도, 아직 방탄소년단에게는 '완전체 음악'을 들려줄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있다. 멤버들 역시 최근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새 앨범 컴백 준비 등을 암시하며 빠르게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글로벌 팝 스타로서의 책임감과 팬들의 다양한 니즈 사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할 방탄소년단이 들려줄 다음 음악이 궁금하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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