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 대표적 규제 중 하나로 꼽히던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된다. 앞으로는 특정 종류 상품만 취급하는 보험사나 특정 고객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사 등 다양한 형태의 업체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기존에 엄격하게 운영해 오던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을 유연화하기 위해 내년 초 구체적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보험업권 간담회에서 "보험사들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조직 모델 구축을 지원하겠다"며 해당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이란 1개 금융 그룹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 1개의 회사만 설립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규제로, 그동안 금융사들은 이 규제를 이유로 새로운 보험사를 인수할 때마다 회사를 하나로 합쳐야만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 환경이 변하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함에 따라 업계에 다양한 특화 보험사에 대한 수요와 의견이 있어 왔다"며 "기존에는 온라인 채널에만 1사 1라이선스 규제 예외를 뒀다면, 앞으로는 고객과 상품별로도 다양한 보험사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는 이미 한 금융사가 다양한 보험사를 자회사로 두는 경우가 많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메트라이프 그룹의 경우 지주사 아래 단체보험 및 퇴직연금 중심의 '메트라이프'와 반려동물 보험 전문 '펫 퍼스트', 재보험사 등 해외사업을 위주로 하는 '알리코'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일본 니혼생명도 '타이주생명(일반기업 및 임직원)', '웰스라이프(고소득층 개인 대상 방카슈랑스 전문)', '하나사쿠생명(젊은 연령층 고객 대상)' 등 다양한 보험 자회사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업계에서도 1사 1라이선스 원칙 유연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세대 맞춤형 특화 상품을 보험 가입률이 비교적 낮은 MZ세대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MZ세대를 겨냥한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출시 1년 반 만에 가입 30만 건을 돌파하면서 이미 레드오션인 보험시장에서 저력을 보인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처럼 다양한 경로로 접근한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보험 상품에 대한 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관리비용을 줄여 운영을 비교적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데다, 기존보다 효과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해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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