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공수처에서 3일 첫 피의자 조사
조성은 통화녹취 "악마의 편집" 평가
'그 분' 발언엔 "정확히 기억 안 난다"
'검찰이 보낸 제보는 없었나' 질문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답변 피해
"고발 사주, 실체가 있는 건가 싶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사를 받은 뒤 "결정적인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제보자 조성은씨와의 통화 내용에 대해선 "악마의 편집이 있었구나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12시간 가량 조사 끝에 오후 9시 30분쯤 공수처를 떠나며 조사 내용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기억 나는 건 난다고, 안 나는 건 안 난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처럼 답했다. 김 의원은 이날 공수처가 자신의 통화내역과 보좌진 등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 의혹 보도 후 언론 인터뷰에서 해명한 내용에 대해 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가운데 조성은씨와의 통화내용에 대해 "녹취록을 전체적으로 다 봤다"며 "전체 녹취록 내용 등이 공개되면 어떤 취지에서 그 이야기가 오갔는지, 고발 사주 의혹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이야기인지 상식 가진 분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취록 일부가 전체 문맥과 다르게 보도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녹취록에 등장하는 '이 정도 보내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이렇게 (미래통합당에 이야기) 하시면 돼요'라는 대목을 예로 들었다. 그는 "선대위 본부에 가서 이야기할 때 우리가 이렇게 준비했으니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할 거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던 것이었다"며 해당 발언이 검찰과 사전 협의를 암시하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씨에게 '(고발장 제출하러) 가신다고 그러면 그쪽(검찰)에다가 이야기를 해 놓을게요'라고 언급한 대목에 대해선 "사전 협의가 됐다면 대검에 이야기를 하겠다고 얘기하진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라는 발언 속의 '저희'에 대해선 "정확히 기억은 못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제보를 해주신 분이 있으니까, 그 분한테 제가 받아서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취지 아닐까 싶다"며 공수처에도 이처럼 답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누가 보냈고 누가 만들었는지까지는 (공수처에서) 아직 안 나온 것 같다"며 "'(손준성 검사가) 직접 보냈을 수도 있고 제3자를 통해 보냈을 수도 있고, 그런데 그 중에 어느 것 같냐'고 (공수처에서) 이야기하길래 '그걸 기억하면 내가 이야기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고도 말했다. 공수처가 아직 고발장 작성 및 전달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김웅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 전반에 대해 "실체가 있는 것인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 정치인에게 '이 사람이 범죄 저질렀으니 제보합니다'라고 이야기하면 그건 당연히 당 이름으로 고발해달라는 것"이라며 "그걸 고발 사주라고 이름 붙이기 시작하면 모든 제보는 고발 사주"라고 주장했다. 또 "저희 당에서 주요 후보자가 된 그 분(윤 전 총장)과의 연관성이나 그 분이 직접적으로 나와 있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시 왔던 제보 중 검찰 또는 검찰 관계자가 보낸 제보는 없느냐'는 질문엔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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