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공개된 한소희 원톱의 누아르물 '마이 네임'이 여전히 뜨겁다.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세계 3위까지 오르는 등 10위권을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극중 베드신으로 불씨가 옮겨붙었다. 수위 높은 베드신이 배우의 사전 동의 없이 현장에서 결정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2일 한소희의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장면은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처음 논의됐으며 주인공 지우의 감정 변화를 나타내기 위해 베드신을 촬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며 해당 의혹을 일축했다. 4회차 대본까지 나온 상황에서 촬영에 들어가면서 향후 캐릭터 감정선에 따라 베드신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는 게 소속사 설명이다. 한소희와 안보현이 연기한 논란의 베드신은 8회에 등장한다.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내면서까지 진화에 나선 건 의혹이 일파만파 번져나간 탓이다. 시작은 지난달 20일 이뤄진 한소희 인터뷰에서부터다. 당시 한소희는 "베드신의 경우 촬영을 하는 도중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이게 괜찮을까,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지우는 복수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데 이게 방해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감독님, 작가님과 대화한 결과 베드신 자체는 지우가 유일하게 인간의 감정을 처음 받아들인 신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칼날을 뽑아든 지우와 동료 남성의 베드신이 뜬금없다는 반응에 대해 그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다.
이중 "베드신은 촬영 도중 얘기를 들었다"는 말 한마디가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면서 "촬영 당일 고지됐다"고까지 와전이 됐다. 이에 소속사는 "고민과 논의 끝에 촬영 중 해당 장면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는 뜻"이라며 "모든 장면은 감독, 작가 등 제작진과 배우가 충분히 협의 후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마이 네임'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은 "처음에 이 신을 넣는다, 만다를 갖고 논박이 있었다"면서 "(베드신이 없었다면) 그 이후 펼쳐지는 지우의 선택이 약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 네임'의 베드신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 과정에서 나온 비판은 여전히 곱씹어볼 만하다. 사전 고지 없이 합의되지 않은 베드신이나 노출을 강요해온 관행이 아직도 촬영 현장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명의 여성 배우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제작진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든 측면도 현존한다. 영화계 내에서는 2017년 성폭력 폭로가 잇따르면서 노출 장면이나 베드신의 경우 상세하게 계약서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성행위 연기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를 현장에 둬 접촉과 노출 수준을 미리 협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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