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샌프란시스코 인구 통째로 소멸한 셈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월 11일 중국 우한에서 첫 사망 사례가 보고된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AP통신은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인용해 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단적으로 비유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인구가 통째로 소멸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오슬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전쟁에서 사망한 사람 수만큼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숨졌다. 이제 코로나19는 심장병과 뇌졸중에 이어서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최다 사망’ 1위다. 누적 사망자 수는 어느새 74만6,000명에 달한다. 여기에 유럽연합(EU)과 영국, 브라질을 합치면 전 세계 사망자 절반을 차지한다. AP는 “인도를 비롯한 가난한 나라들에선 코로나19 검사 역량 부족으로 진단 없이 사망하는 사례도 많다”며 “500만이란 숫자도 과소평가됐다”고 짚었다.
와파 엘 알사드르 미 컬럼비아대 글로벌 보건센터 소장은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특이점은 부유한 나라에 가장 큰 타격을 가했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아이러니”라고 평했다. 평균 수명이 긴 부국들은 고령층과 암 환자, 요양원 거주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 훨씬 많았고, 반대로 빈국들은 상대적으로 감염률·입원률이 낮은 어린이·청소년·청년층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가 내부적으로는 빈곤층이 사망과 감염에 취약했다. 미국의 경우 백인보다는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흑인과 히스패닉의 사망률이 높다. 앨버트 코 예일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백신 안전성 우려로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아, 감염 확산을 막지 못한 탓이다. 백신 완전 접종 비율이 러시아는 30%대, 우크라이나는 17%, 아르메니아는 7%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4만 명씩 쏟아지자,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9일간 전국 봉쇄에 들어갔다.
국가 경제력 격차에 따른 백신 공급 불균형도 여전히 심각한 문제다. 부국들은 완전 접종률 70%를 돌파하며 일상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프리카는 13억 인구 중 5%만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파괴적인 이정표는 우리가 세계의 많은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걸 상기시킨다”며 “그것은 인류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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