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출 구조조정으로 1조 절감
청년공간 등 박 시장 대표 사업 줄삭감
시의회 통과까지 상당한 난항 예상
서울시가 44조748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확대재정을 편성했다.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1조 원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감액 사업 중 전임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한 사업 예산 삭감률이 높아 시의회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내년도 예산안 설명회를 열어 "관행적이고 낭비적인 요소가 있는 재정 지출을 구조조정하는 재정혁신을 통해 1조1,519억 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그간의 비정상적 재정운용 관행을 정상화해 서울시를 바로 세우겠다"며 "절감한 재원은 시민들께 온전히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한 예산 중 '서울시 바로세우기' 관련 예산은 올해(1,788억 원) 대비 47% 감소한 956억 원이다. 전체 감액분 감소 폭(29%)보다 훨씬 크다. 서울시 바로세우기는 박 전 시장 재임시절 확대된 민간 위탁·보조사업의 방만경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민간 위탁사업 중에선 도시재생 사업이 90억 원에서 23억 원으로 74.6% 감소해 삭감폭이 가장 컸다. 민간 보조사업에선 마을사업 예산이 0원으로 책정되면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다.
또 민간 위탁사업 중 하나인 청년공간 사업은 158억 원에서 83억 원으로 줄었다. 서울청년센터의 내년 예산은 25억 원으로 올해(66억 원)보다 대폭 감소했으며,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예산도 올해 26억 원에서 내년 16억 원으로 줄었다.
박 전 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합작해서 만든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지원사업' 역시 상당 부분 감액됐다. 올해 125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지원사업이 청소년활동지원, 방과후 활동지원, 청소년 동아리활동지원 등과 중복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편향성 지적을 받는 TBS 교통방송에 대한 출연금도 올해 375억 원에서 252억 원으로 약 123억 원 삭감했다. 당초 TBS는 내년도 예산으로 서울시에 381억 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독립 언론이 진정한 독립을 하려면 재정 독립을 해야 한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방송법 위반 주장에서 대해선 "방송 내용을 편성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해야 언론탄압"이라며 선을 그었다.
서울시가 대대적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데에는 내년도 예산안이 역대 최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가 집행할 수 있는 증가분은 1조4,784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법정의무경비를 비롯해 서울시교육청, 자치구에 전출되는 예산이 있어, 내년도 예산안 44조 원 중 실집행사업비는 26조6,561억 원이다. 특히 최근 들어 코로나로 복지 수요가 높아지면서 내년도 서울시 복지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14조1,680억 원으로 책정돼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44조748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지난해보다 9.8%(3조9,186억 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커진 사회복지 분야에 역대 최대인 14조1,680억 원을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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