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규모 시위에 군부, 실탄 사격
25일 쿠데타 후 최소 12명 사망, 280명 부상
쿠데타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가 30일(현지시간)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10여명이 부상했다. 시위대에 대한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향후 사상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수단 수도 하르툼과 옴두르만, 알카다리프와 카살라 등 전역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가두행진에 나섰다. 대규모 시위대는 ‘군부 통치에 반대한다’, ‘우리는 민주주의 전환의 길을 따를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자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며 시위를 방해했지만 수만 여 명이 거리에 몰려 반군부 시위를 했다.
군부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수단 의사위원회는 이날 옴두르만에서 군이 발포한 실탄에 맞아 시위대 중 3명이 숨지고 110여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수도 하르툼에서도 시위대가 나일강을 가로지르는 만시아 다리를 건너 대통령궁이 있는 시내로 진입하려 하자 군의 발포가 시작됐다. 의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군부의 진압으로 최소 12명이 숨졌으며, 부상자는 총 280명이 넘어섰다.
수단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은 지난 25일 쿠데타를 일으켜 압달라 함독 총리가 이끄는 과도정부를 해산시켰다. 함독 총리는 가택연금 상태이고 다른 주요 내각 인사들도 구금됐다. 이어 군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23년 7월 총선을 치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군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수단뿐 아니라 미국, 호주,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레바논 등에서도 수단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제프리 펠트먼 미국 동아프리카 특사는 “군부는 이번 주말 시위가 평화시위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페어웨더 영국 남수단 특사도 트위터에 “평화로운 시위는 민주주의의 기본 권리이다”라며 “군부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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