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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생존율 40% 불과한 담도암, 항암제 병용 요법 하면 6개월 늘어나

입력
2021.10.28 18:57
수정
2021.10.28 19:0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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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연결되는 관으로 담즙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연결되는 관으로 담즙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담도는 소화를 돕기 위해 간에서 만들어진 쓸개즙(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과 쓸개즙이 잠시 머무는 공간인 담낭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담도암은 항암제 치료 시 1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할 정도인 데다 2차 치료도 쉽지 않아 세계 표준 치료법이 아직 정립돼 있지 않다.

그런데 단일 약물로 잘 치료되지 않는 진행성 담도암 환자에게 기존 약물과 췌장암 치료제를 함께 투여하면 암 종양은 커지지 않으면서 생존 기간을 6개월 정도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1차 항암제 치료에도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에게 기존 2차 담도암 항암제 단독 요법과 췌장암 치료제인 리포좀 이리노테칸(Liposomal irinotecan)을 함께 투여한 병용 요법을 비교한 결과, 암 무진행 생존 기간이 단독 요법은 1.4개월인 데 비해 병용 요법은 7.1개월로 6개월 정도 늘어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유 교수팀이 개발한 병용 요법이 담도암 2차 항암제 치료의 국제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수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견돼 항암제 치료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항암제 1차 치료로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을 투여해도 암이 진행되면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확립된 표준 치료가 없다. 이에 따라 다른 소화기암에 쓰이는 플루오로우라실(fluorouracil) 항암제를 2차로 투여하고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편이다.

유 교수팀은 먼저 췌장암과 담도암이 종양학적 특성이 비슷한 점을 바탕으로 담도암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췌장암 치료에 사용돼 온 리포좀 이리노테칸 항암제가 담도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이후 2018년 9월~2020년 2월 1차 항암제 치료 후 암이 진행한 담도암 환자 174명에게 플루오로우라실 단독 요법과 플루오로우라실-리포좀 이리노테칸 병용 요법으로 나눠 치료했다. 평균 11.8개월간 2주마다 항암제를 투여하며 관찰한 결과, 단독 요법 집단의 암 무진행 생존 기간이 1.4개월인 데 반해 병용 요법 집단은 7.1개월이었다.

2차 항암 치료로 흔히 쓰이는 플루오로우라실 단독 요법은 평균 암 무진행 생존 기간이 2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플루오로우라실-리포좀 이리노테칸 병합 요법의 경우 6개월이나 향상됐다.

암이 부분 관해(寬解)된 비율은 단독 집단과 병용 집단에서 각각 6%, 15%였으며,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은 비율은 29%, 50%였다.

담도암 2차 항암제로 플루오로우라실과 리포좀 이리노테칸을 병용했을 때 기존 플루오로우라실 단독 요법보다 암 진행이 현저히 늦어졌다.

또한 환자들에게 유럽암연구치료기구(EORTC)가 개발한 삶의 질 측정 지표(QLQ-C30)를 활용해 설문한 결과, 두 집단 간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 차이가 거의 없었다.

유창훈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담도암 신약 임상 연구가 실패했는데 이번 연구로 생명의 마지막 문턱에 다다른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으며,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IF= 41.316)’에도 최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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