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증명서 없이도 성별 선택 가능
미국에서 남성ㆍ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의미하는 ‘X’가 표기된 여권이 처음으로 발급됐다. 다양한 성 정체성을 지닌 소수자들(LGBTQ)이 제도적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또 하나 열린 것이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성별 X가 표기된 첫 번째 미국 여권이 발급됐다”며 “내년 초까지 시스템과 양식을 업데이트한 후, 제3 성별 선택지가 포함된 여권을 보편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여권 신청자가 기재한 성별이 신분증명서에 나온 것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의학적 증명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증명서 없이도 여권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별 X 여권 발급을 계기로 성소수자를 비롯 모든 사람의 자유와 존엄성, 평등을 증진하려는 국무부의 약속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니퍼 스턴 미 성소수자 권리 특사는 “사람이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반영하는 신분증을 가질 때 더 큰 존엄과 존경을 갖게 된다”며 이번 조치를 크게 반겼다.
국무부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누가 첫 번째 성별 X 여권을 발급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성소수자 인권단체 ‘램다 리걸’은 전직 해군 간부인 데이나 짐이라고 밝혔다. 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새 여권에 기입된 성별 X를 봤을 때 눈물이 날 뻔했다”며 “남자 혹은 여자이기만을 강요당했던 고통에서 해방됐다”며 기뻐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외에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최소 11개 나라가 여권에 ‘X’ 또는 ‘기타(other)’를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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