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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지도가 바뀐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내달 30일 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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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지도가 바뀐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내달 30일 개통

입력
2021.10.29 04: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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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항~원산도 6927m… 전 세계 다섯 번째?
상하행선 분리,? 690m마다 유턴 연결통로
돌고 돌던 90분 거리 국도 77호선 10분 만에
보령시·태안군 "국내 최고 관광지 부상 기대"

보령해저터널 위치도. 충남도 제공

보령해저터널 위치도. 충남도 제공

비경을 자랑하는 서해의 섬들이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으로 연결되면서 서해안 지도가 확 바뀔 전망이다.

28일 충남도와 보령시에 따르면, 국내 최장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보령해저터널이 내달 30일 완공된다. 2019년 개통한 원산안면대교에 이어 해저터널까지 정식 개통하면 대천항과 태안 안면도를 잇는 국도 77호선이 완성된다.

2010년 12월 착공한 보령해저터널은 길이가 6,927m에 달해, 일본의 도쿄아쿠아라인(9.5㎞), 노르웨이의 봄나피요르드(7.9㎞), 에이커선더(7.8㎞), 오슬로피요르드(7.2㎞)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해저터널로 기록된다. 기존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인천북항터널(5.46㎞)보다 1.5㎞가 더 길다.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되면 보령시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차량으로 6분, 원산도에서 영목항까지는 4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그동안 국도 77호선 대천항~안면도 구간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지만, 육지를 75㎞나 우회해야 했다. 90분이나 걸리던 길이 해상교량과 해저터널 개통으로 80분이나 단축된 셈이다.

이번 터널 개통으로 수도권 관광객과 충남 서남부권 도민들이 이동하려면 서산 AB지구를 돌아가야 했던 번거로움도 해소됐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고(원산안면대교) 해저를 누비는 노선이 생기면서 이용자들은 시간과 돈을 한꺼번에 아낄 수 있게 됐다.

해저터널의 가장 낮은 지점은 해수면으로부터 80m, 해저면으로 55m 밑이다.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깊은 바닷속에 위치한 터라, 연중 평균 18~19도의 온도가 유지된다. 공사 과정에선 난관도 있었다. 화약 발파 등 공정 대부분이 해수면 아래서 진행됐기 때문에 시공 과정에서 암반 사이로 나오는 바닷물 유입 차단이 모든 공정의 1순위 과제였다. 공사는 암반 폭파 이후 굴착 작업을 한 뒤 콘크리트를 쏘아 붙이는 나틈(NATM)공법으로 진행됐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보령해저터널. 충남도 제공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보령해저터널. 충남도 제공

터널 공사 착공 후 현재까지 4,000일의 공사기간 동안 중장비 20만 대와 연인원 80만 명이 투입됐다. 하루 평균 장비 50대와 인력 200명이 공사에 동원됐을 정도로 역대급 규모였다.

상·하행선 각각 2차선으로 분리된 터널은 경사가 4~5도쯤으로 완만한 내리막길로 만들어졌다. 터널 안에는 교통사고나 화재 위험에 대비해 690m마다 상하행으로 유턴할 수 있는 연결통로가 설치됐다. 공사는 터널 북쪽인 원산도와 남쪽인 신흑동 양방향에서 굴착해 중간 지점에서 만나도록 설계됐다. 공사 도중 일부 구간에선 강도가 무른 석탄암 주변에서 해수가 터져 나와 현장 기술자들이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해저터널 내부 이미지. 충남도 제공

해저터널 내부 이미지. 충남도 제공

보령해저터널 개통과 함께 원산도와 효자도 간에 인도교 건설도 진행돼 인근 도서지역의 접근성도 훨씬 좋아졌다. 이로 인해 서해안 관광벨트 구축에 큰 기여를 할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시와 태안군은 터널 개통에 맞춰 인프라 구축 등 관광객 맞이에 매진하고 있다.

보령시와 태안군은 지난 5월 '미래지향적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두 지자체는 국도 77호선 연결을 계기로 공간적 만남을 넘어 정책적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 손잡기로 했다.

보령시는 원산도와 삽시도를 연결하는 3.9㎞의 해상관광 케이블카도 2024년 완공예정이다. 케이블카까지 완공하면 서해의 올망졸망한 90여 개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광을 볼 수 있게 된다. 대천해수욕장 주변에 455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과 화장실 증축도 완료됐으며, 추가로 520대 규모의 주차장도 내년 상반기에 들어설 예정이다.

2019년 완공한 원산안면대교. 충남도 제공

2019년 완공한 원산안면대교. 충남도 제공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내년을 '보령 방문의 해'로 정한 보령시는 대천해수욕장에서 주요 행사를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7월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열린다. 박람회 시기에 맞춰 보령국제요트대회가 개최되며, 내년 4월에는 ‘2022년 제11회 수산인의 날 기념행사’도 열린다.

보령시는 내달 13일에는 해저터널 개통을 기념하는 마라톤대회를 준비했다. 마라톤 코스가 터널 안 200m까지 이어져 있어, 차량이 아닌 도보로 이동해 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태안군은 지난 3월 만리포 뭍닭섬에서 천리포수목원 사이에 해안 산책로를 설치했다. 지난 7월엔 서해안 3대 낙조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해변을 명품 공원으로 만들었다. 안면도 영목항에는 높이 51m의 전망대가 내년까지 완공되며, 몽산포 해변에도 전망대(높이 256m) 설치를 검토 중이다.

태안군은 2028년까지 영목항 국가어항 개발과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 등 새로운 관광 먹거리 사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2030년까지 추진 예정인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보령시가 서해안 관광의 새로운 대동맥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내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보령 방문의 해를 앞두고 급증하는 관광수요 충족과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보령=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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