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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마다 점자 스티커 붙이는 LG전자

입력
2021.10.31 15: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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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LG전자가 장애인 고객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어상담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어통역사 자격을 갖춘 전문 상담사가 화상으로 수어상담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장애인 고객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어상담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어통역사 자격을 갖춘 전문 상담사가 화상으로 수어상담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 5월 장애인 접근성 전문가 7명, 시각∙청각∙지체 장애를 가진 평가단 6명 등으로 구성된 '장애인 접근성 자문단'을 만들었다. 장애인도 사용하기 쉬운 가전제품을 만들려면, 제품 제작 과정에서 장애인의 평가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인식에서였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자문단과 손잡고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11개 제품의 장애인 접근성을 평가할 지표를 만들었다. 장애인이 직접 체험하고 얼마나 이용하기 편한지를 평가한 것이다. LG전자는 분석된 지표를 토대로 개선점을 찾고, 이를 제품 개발 단계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포용적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LG전자의 다양한 경영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전제품에 대한 사회적 약자 층의 차별적 접근성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층, IT 기기 쉽게 쓸 수 있어야"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고령자와 장애인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이들이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2026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20.8%로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첨단 IT 기기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 수백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이런 사회 변화에 주목하고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가 제품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적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국내 가전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매뉴얼 제작 업무협약(MOU)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LG가 생산한 모든 가전제품이 매뉴얼 적용 대상이다.

LG전자는 장애인 고객을 위해 가전제품에 점자 스티커를 도입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장애인 고객을 위해 가전제품에 점자 스티커를 도입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새로 만든 매뉴얼을 토대로 올해 초 원보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에 음성 매뉴얼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은 세탁기 문을 여는 방향, 버튼 위치 등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또 시각장애인이 제품 조작 버튼을 쉽게 알아챌 수 있도록 점자로 만든 스티커도 붙여놨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건 아니지만, 업계에선 장애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평가가 나왔다. LG전자는 이런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세탁기는 물론 스타일러, 물걸레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등으로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장애의 유형을 시각, 청각, 지체∙발달∙인식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별 TV 접근성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TV를 볼 수 있도록 음성 가이드와 화면 해설방송 기능을 담거나, 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방송과 자막 위치 변경과 같은 필수 기능을 TV에 집어넣는 식이다.

장애인 위해 수어상담센터도 오픈

LG전자는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수준도 계속 높이고 있다. LG전자의 고객상담서비스를 담당하는 하이텔레서비스는 최근 청각∙언어장애 고객이 손쉽게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수어상담센터'를 오픈했다. 수어상담센터는 수어통역사 자격을 갖춘 전문 상담사가 청각∙언어장애 고객과 수어로 상담하고 서비스엔지니어와 고객 간의 대화를 수어로 통역한다.

서울 여의도의 LG전자 사옥. 뉴스1

서울 여의도의 LG전자 사옥. 뉴스1

기존에 청각∙언어장애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 상담을 받을 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수어통역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더구나 상담사와 장애인 고객이 직접 소통하기 어려워 상담에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상세한 상담을 받기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수어상담센터는 LG전자 제품과 서비스 전문지식을 갖춘 수어상담사가 고객을 직접 응대해 장애인으로선 이전보다 훨씬 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용 절차도 간편하다. 수어상담을 원하는 고객은 영상통화 기능이 있는 유무선 전화를 이용해 전용번호로 전화만 걸면 된다. 하이텔레서비스는 올 상반기 상담전문인력을 150여 명 채용하며 상담인력을 대폭 늘렸는데, 장애인 특별전형 규모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장애청소년의 IT 역량 높여 정보 접근성 강화

LG전자는 장애인 접근성뿐만 아니라 장애청소년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장애청소년의 IT 역량을 높여 다양한 정보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함께 장애청소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진학 및 취업 등 사회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2011년부터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 행사는 장애, 종교, 문화, 국가의 장벽을 초월한 전 세계 유일한 장애청소년 IT 축제다.

LG전자는 지난 6월 17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함께 ‘2021 글로벌장애청소년 IT 챌린지’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 6월 17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함께 ‘2021 글로벌장애청소년 IT 챌린지’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LG전자 제공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2021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열렸지만, 13개국의 장애청소년 380여 명이 참가했다.

LG전자는 "장애인 고객이 차별 없이 편리하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LG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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