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앞 '윤석열 응원 화환'에 불지른 70대, 집행유예

"진화 빨리 안 됐으면 큰 불...죄책 가볍지 않아"

올해 1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놓인 윤석열 검찰총장 응원 화환에 한 남성이 불을 붙이자 대검 관계자들이 소화기로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며 대검찰청 앞에 놓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응원 화환에 불을 붙인 혐의로 기소된 70대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는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기소된 문모(7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문씨는 올해 1월 서울 서초구 대검 정문 앞에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이 설치해놓은 화환들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화로 화환 5개가 전부 타고, 4개는 일부 탔지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씨는 검찰에 고소한 사건이 불기소 처분 되자 화가 나 범행했으며, 화재 당시 "고소 사건의 각하처분을 감찰해달라"는 내용의 문서도 뿌렸다.

재판부는 "제때 진화되지 않았더라면 커다란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그 위험성이 높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화환 관리자가 A씨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