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쿠데타에 시민 불복종 운동 전국 확산
美 7억 달러 지원 중단… "억류자 석방"?압박
유엔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 "공동성명 논의"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반(反)쿠데타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포해 시민 7명이 숨졌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는 데다 부상자도 이미 100명이 넘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군부를 규탄하며 경제 지원 중단 등 압박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수단 보건부 관리를 인용해 “군인들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7명이 사망하고 14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내무부는 시민 수만 명이 쿠데타에 맞서 거리로 뛰쳐나갔고, 수도 하르툼에 있는 군 본부 인근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저항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남서부 옴두르만에서도 시위대가 거리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군인들과 대치했다. 수단중앙은행도 쿠데타를 거부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야당 연합인 ‘자유와 변화의 힘’은 트위터를 통해 “군부 쿠데타 타도”를 선언하고 “평화로운 시민 불복종 행동”을 촉구했다.
앞서 수단 군부는 이날 새벽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과 군이 참여해 온 주권통치위원회 및 과도정부를 해산한 뒤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군부의 지지 요구를 거부한 압달라 함독 총리는 ‘쿠데타에 저항하라’는 말을 남기고 모처로 끌려갔다. 정부 각료들과 통치위 민간인 위원들도 줄줄이 체포됐다.
2019년 4월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 축출에도 앞장섰던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과도정부 내에 정파 간 다툼과 폭력 선동 문제가 컸다며 쿠데타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2023년 7월에 선거를 실시한 후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단 정보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과도 헌법은 총리에게만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군부의 행동은 범죄”라고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수단 군부를 규탄하며 함독 총리 등 억류자 석방을 요구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군부의) 행위는 수단 국민의 의지와 평화, 자유, 정의에 대한 열망에 엄연히 반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민주적 이양에 대한 수단 국민의 요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수단에 대한 7억 달러(약 8,184억 원) 규모 긴급 경제 지원을 중단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 자금은 수단의 민주적 정권 이양을 지원하려는 목적이었다”며 “탄약 사용 등 시위대를 겨냥한 폭력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유엔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 등도 우려를 표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수단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며 함독 총리 석방을 요구했고, 무사 파키 마하마트 AU 집행위원장도 “정치 지도자들을 석방하고 인권을 존중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또한 “수단 군부의 행동은 혁명과 민정 전환, 평화, 정의, 경제 발전 등을 요구하는 수단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영국과 프랑스, 이집트도 힘을 보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6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어 수단 쿠데타 문제를 논의한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영국, 에스토니아, 프랑스, 아일랜드, 노르웨이, 미국 등 6개국이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AP통신은 복수의 외교관을 인용해 “이사국들이 이사회 외 유엔 회원국에도 쿠데타 관련 공동성명 채택을 요청할지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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